월가 황제, 또 트럼프에 경고 “관세정책이 미국 신뢰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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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트럼프 전선 확산

다이먼은 “미국은 번영, 법치 그리고 경제적·군사적인 힘 덕분에 투자 ‘안식처’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세계 무역 체제를 재편하려는 대통령의 시도 때문에 미국의 경제적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된 관세는 사람들의 예상과 크게 달랐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스템에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제 각국 투자자는 주식·채권 할 것 없이 미국 자산을 내다 팔았다. 달러 가치는 추락했다. ‘무위험 수익률(Risk-Free rate)’이라고 칭송받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위상마저 크게 흔들렸다. 트럼프발 관세 폭풍이 거셌던 지난 11일 4.49%까지 치솟았다(국채 가격은 하락). 일주일 새 0.5%포인트 뛰었는데, 주간 상승률로는 9·11 테러가 났던 2001년 이후 최고 기록이다.
다이먼은 JP모건체이스를 20년 가까이 이끌며 미국 1위 투자은행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인물이다. 월가의 황제란 별명에 걸맞게 금융계에 끼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는 9일에도 트럼프가 챙겨본다는 폭스비즈니스 아침 방송에 출연해 “(관세 전쟁으로) 경기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진전이 없다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예상한 대로 이 방송을 시청했고, 이날 오후 중국을 제외한 75개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시 유예 선언만 했을 뿐 관세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다이먼은 FT 인터뷰를 통해 경고 수위를 더 높였다. “성공만 하는 신성한 권리를 부여받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다이먼은 “지금은 (미국과 중국 사이) 아무런 협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1년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당장 내일이라도 시작해야 한다”며 “유럽과 영국·일본·한국·호주·필리핀 같은 우방국과 협상에 나서 매우 강력한 경제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먼이 지목한 트럼프 행정부 내의 우군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다. “그를 좀 아는데, 그는 어른(an adult)이라고 생각한다. 무역 협정 협상에 나서야 할 사람은 아마도 그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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