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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날자

4월이 사각사각 걸어온다
 
환한 솜털처럼
 
뭉게뭉게 새벽이 피어난다
 
세상은 온통 파릇파릇  
 
 
 
흐르는 시간이 나이를 뛰어넘자
 
뼛속이 비어
 
나도 곧 새처럼 날 수 있을까
 
 
 
평생 쏟아낸 말이
 
문장으로 줄을 선다
 
투명한 불꽃이 적막을 뚫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나선다
 
주섬주섬 시간을 줍는다
 
실에 꿰어본다
 
 
 
검푸른 어둠이  
 
번져오는 햇살에 눈 부시다.
 
오늘도  
 
살아있음이 벅차다
 
발걸음이 사뿐하다
 
겨드랑이가 근질거린다
 
살자
 
날아보자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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