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라이벌' 손 잡았다…현대차-포스코 관세 리스크 공동 대응

21일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철강, 2차전지 소재 분야 등 포괄적 사업협력 위한 업무 협약식(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현대차 사옥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한석원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본부장(부사장)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 있는 현대차 로고. [중앙포토]](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21/b9a3f22c-b77c-46c8-aa1e-58f0cd15ba25.jpg)
현대차그룹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연간 270만 톤(t) 규모의 열연 및 냉연 강판을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이곳에서 생산한 강판을 미국 내 현대차·기아 공장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 제철소 생산 물량을 일부 확보해 직접 현지 판매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미국에 생산 기지를 설립하지 않고도 현지 생산 교두보를 마련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현재 포스코는 미국에 철강 가공센터를, 멕시코에 자동차용 강판 공장을 두고 있지만 제철소는 없어 한국에서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미국에 쇳물부터 제품 생산까지 포괄하는 ‘현지 완결형 투자’를 추진해왔다. 특히 장 회장이 철강 등 소재와 모빌리티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던 중이었는데, 지난해 하반기 장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간 논의가 이루어지며 이번 사업 협력 방안이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철강 생산 1·2위의 포스코와 현대제철(현대차그룹)은 과거 협력관계로 시작해 치열한 경쟁 관계로 확장됐다. 1973년 현대차가 포니를 개발할 때 포스코가 포니 개발용 강판 공급을 하며 손을 맞잡은 양 사는 한동안 국내 최대 철강 생산사와 철강 수요처로 협력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인천제철(현 현대제철)을 인수하고, 2004년 충남 당진의 한보철강을 인수해 "고로 건설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며 경쟁 체제에 들어서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제너럴모터스(GM)가 협력 사례처럼 급변하는 산업 흐름에 맞춰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경계를 아우르는 협력이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쟁 관계에 있던 두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할 정도로 대외적인 요인이 상당히 강력했고, 국내에서도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에 제철소를 짓는 사업은 리스크가 큰 만큼 두 기업이 투자를 함께 진행하고 추후 해외 판로 확보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사는 장기적으로 차세대 소재 개발 등 두 그룹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는 형태로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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