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들어가 담판, 엉터리 종전선언 추진 무산시켰다”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⑤ 나경원

나 후보는 자신의 대선 경쟁력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인연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 1기’ 때 미국을 방문해 문재인 정부의 엉터리 종전 선언 추진을 무산시켰다”며 “백악관에 들어가 담판을 지어본 사람은 대선후보 중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는 보수 일각의 ‘한덕수 차출론’에 대해선 “대선 때마다 용병을 찾은 덕에 우리 당이 이렇게 약해졌다고 본다”며 “이번엔 우리 당 출신으로 국회 경험이 풍부한 나경원이 대선에 나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20일 오후 나 후보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Q : 첫 대선 도전 각오는.
A : “이번 선거는 체제 전쟁이다. 대한민국이 ‘이재명의 민주당’에 넘어가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존속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해야 한다.”
Q : 왜 나경원이어야 하나.
A :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서 왔다. 문재인 정부 당시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해 집권 세력의 엉터리 같은 종전 선언 추진을 막아낸 게 대표적이다. 북한의 핵 폐기 없이 종전 선언이 이뤄져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한·미 동맹이란 안보 축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그간 번영이 무너질 것이라고 봤다.”
Q : 당시 성과는 어땠나.
A : “한 번은 2018년 판문점 선언을 보고 평의원 신분으로 홀로 방미해 백악관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섣부른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의 문제를 설명했다.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존 볼턴과 담판을 지었고,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2021년에도 방미해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등을 설득한 끝에 하원 34명의 종전 선언 반대 서한을 끌어냈다.”
Q : 미국 주도 관세전쟁 해법은.
A : “미국도 급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브레인 프레드 플레이츠 AFPI(미국우선정책연구소) 부소장이 최근 방한 때 날 찾아와서 앉자마자 미국이 핵심 이익으로 보는 알래스카 투자 유치 문제를 설명하더라. 섣부른 협상은 우리에게 좋을 게 없다. 한국이 대선 중이니 한·미 통상 협상의 유예 기간을 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예컨대 조선업 협력 강화를 원하는 미국도 우리 선박을 사려면 ‘존스 액트(Jones Act·미국에서 운항하는 상선은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법)’를 고쳐야 한다. 이런 점을 잘 설득해야 한다.”
Q : 경선 첫 토론회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A : “다른 건 모르겠고, 한동훈 후보는 역시 아직 검사인 것 같다. 외교·안보 문제 해결 방안을 두고 갑자기 자신이 ‘미국 법조인’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듣고 빵 터졌다. 법조인하고 정치인은 다르다. 외교는 축적된 경험이 필요하다.”
Q : 유독 한동훈 후보와 각을 세운다.
A : “정치 선배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대선을 이기려면 보수가 똘똘 뭉쳐야 하는데 한 후보가 되면 오히려 국민의힘의 대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이럴 때 헌신해서 사퇴하면 오히려 그게 본인의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나 후보는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 그룹의 비토로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지난 정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지만, 탄핵 정국에선 윤 전 대통령을 지키는 데 앞장섰다.
Q : 탄핵에 반대했는데.
A : “국가에 대한 의리다. 의회 민주주의가 이렇게 파괴되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대통령을 뽑았으면 온전하게 일을 하게 해줘야 한다. 대통령이 누굴 임명하면 민주당은 탄핵하겠다고 협박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럴 때 여당 대표가 적어도 민주당의 의회주의 파괴에 좀 맞서주고 대통령과 소통을 했으면 이런 모습은 안 됐을 텐데 참 안타깝다.”
Q : 윤 전 대통령 책임은 없나.
A : “그래서 여의도 정치를 복원해야 하고, 국회를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 지금은 국회 권한이 강하다. 의회도, 당도 잘 아는 사람은 대선후보 중에 나밖에 없다. 다른 후보들이 국회의원일 때는 국회가 지금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Q : 중도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A : “중도 확장의 핵심은 결국 누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가다. 5선 의원으로서 그간 험지에서 당선되며 공감하는 정치를 해왔다. 중도층 민심 잡기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
Q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A :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차출론이 나오는 건 알겠는데, 한 대행 최근 행보를 보면서 당당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출마 생각이 있으면 경선에 참여해야지, 눈속임으로 마지막에 여론조사나 한번 하고 대선후보를 하겠다는 자세로 과연 본선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나경원 대선 경선 후보 핵심 공약
◦ 1·4·5 프로젝트=잠재 성장률 +1%P, 국민소득 4만 달러, 2045년 G5 진입
◦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화=99만원 가사도우미·간병인 도입
◦ 제왕적 국회 종식 개헌=의회 해산권 도입, 사기 탄핵 방지법 제정
◦ 신혼부부 초저금리 대출
◦ 출산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 감면
◦ 미국과 협의해 1년 내 자체 핵무장
◦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화=99만원 가사도우미·간병인 도입
◦ 제왕적 국회 종식 개헌=의회 해산권 도입, 사기 탄핵 방지법 제정
◦ 신혼부부 초저금리 대출
◦ 출산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 감면
◦ 미국과 협의해 1년 내 자체 핵무장
김기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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