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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종] 재위 중 고국땅 못밟아…'정치적 분열' 우려 작용

[교황 선종] 재위 중 고국땅 못밟아…'정치적 분열' 우려 작용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2천년 역사상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출신이었지만, 12년의 재위 기간 단 한 번도 고향인 아르헨티나를 방문하지 않았다.
21일(현지시간) EFE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까지 고향 땅을 다시 밟지 않은 것은 아르헨티나의 심각한 정치 양극화 때문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의 사회학자 솔 피에트로는 "아르헨티나는 정치적 견해가 극단적으로 양분됐기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귀국하면 반드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기간 고향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아르헨티나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역대 교황 중에서 가장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빈곤층을 소외시키는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내부에선 프란치스코 교황을 좌파 포퓰리즘인 '페론주의'와 연계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사회 복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페론주의 정치세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아르헨티나 정치권의 주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내가 페론주의자라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일축했지만, 자신의 활동이 그런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점은 인정했다.
아르헨티나의 우파 정치세력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표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자유경제주의자이자 반(反)공산주의자를 자처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교황을 겨냥해 '얼간이', '공산주의를 설교하는 X' 등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소외된 빈민층을 도와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회정의' 교리가 공산주의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급진적 개인주의'는 바이러스와 같다고 지적하는 등 밀레이 대통령의 자유시장주의를 비판한 바 있다.
밀레이 대통령 이전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의 보수 정치인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보수파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했을 당시 22분간의 면담은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반면 페론주의자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기간 고향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아르헨티나 국민 대다수는 교황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지니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런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 7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이 5세에 입학한 아르헨티나 가톨릭 학교의 수녀들은 교황이 재학시절 축구를 좋아하는 장난꾸러기였다는 전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고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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