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4말5초 출마설에…국민의힘 주자 ‘반덕수’ 옅어졌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출렁이고 있다. ‘한덕수 차출론’을 놓고 입장이 엇갈리던 국민의힘 대선 주자 4인(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이 한 대행의 출마를 전제로 한 ‘빅텐트 단일화’에 찬성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어서다.2차 경선 진출자 4인이 확정된 다음 날인 23일 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한덕수 대행께서 권한대행을 사퇴하고 출마하신다면 제가 후보가 되더라도 반(反)이재명 빅텐트 단일화 협상의 길은 열어 놓겠다”고 적었다. 당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홍 후보는 “한 대행에 대한 문제는 고려의 대상 자체에 넣지 않는다”며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 후보도 이날 오전 “한 대행은 관세전쟁 상황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며 한 대행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밤 “한 대행이 출마해서 유의미한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단일화 고려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초 이날 낮까지만 해도 당내에선 “대선 경선이 ‘찬탄(탄핵 찬성) 대 반탄(탄핵 반대)’이 아닌 ‘찬덕수(한덕수 단일화 찬성) 대 반덕수(한덕수 단일화 반대)’ 구도가 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었다. 김문수·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제시한 반면 한동훈·홍준표 후보는 부정적 입장이었던 까닭이다.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쏠린 건 한 대행의 행보가 점차 대선 출마로 기우는 듯한 모양새여서다. 한 대행은 이날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한미연합사령부를 찾았다. 캠프 험프리스는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 첫 일정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찾았던 한·미 동맹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다. 한 대행은 양국 장병들을 만나 “저는 대한민국 예비역 육군 병장 군번 12168724번 한덕수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한 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등과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총리실은 한 대행의 군부대 방문을 “오래전 계획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날 방문도 대선 주자급 행보로 해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가 한 대행 출마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단일화를 반대하는 후보가 경선에서 불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특정 주자를 지지하는 대신 여전히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행 출마 가능성이 커지는데 섣불리 누구를 지지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4월 29일 이후, 5월 3일 이전 출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4월 29일은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 4명 가운데 결선(3차 경선)에 진출할 2명이 결정된다. 4명 중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음 달 1~2일 결선투표를 통해 3일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한 재선 의원은 “당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되면 그 시점에 한 대행이 결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행과 소통해 온 의원도 “한 대행이 결단한다면 시점은 다음 주”라고 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5월 4일로, “29일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출마 의사를 밝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23일 “조속히 내란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고 했다.
박태인.성지원.강보현([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