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석의 과학하는 마음] 주기율표의 구석에서 진행되는 무역전쟁

추출하기 힘든 희토류 원소들
여러 첨단 기술에 필수 요소
대부분 중국에서 채굴, 정련
무역전쟁 주요 수단으로 부상
여러 첨단 기술에 필수 요소
대부분 중국에서 채굴, 정련
무역전쟁 주요 수단으로 부상
![중국은 세계 희토류의 70%를, 특히 희토류 자석은 90%를 생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28/cddb1a98-ff9f-4a5e-ac1f-fe9b3ed8153f.jpg)
희토류 자석의 90% 중국서 생산

1t 희토류 추출에 공해물질 200t
그런데 중국은 어떻게 해서 이 중요한 희토류 산업을 장악하게 되었을까? 희토류가 단순히 중국에만 많이 파묻혀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희토류’라는 단어에 좀 어폐가 있는 것은, 그 원소들은 그리 희귀하지 않다. 다만 금이나 석탄처럼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지구상에 상당히 균일하게 퍼져 있다. 꼭 ‘희’자를 쓰겠다면 여러 광물 속에 ‘희석되어’있다고 표현해 볼 수 있겠다. 그래서 희토류 채굴은 보통 광업의 형태가 아니라 막대한 양의 광물질을 부수고 거기서 미량 숨어있는 특정 원소를 침출하는 과정이다. 대규모의 시설과 노동력이 필요하며, 복잡한 다단계의 공정이 필요하다.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희토류 산업을 육성해 왔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은 희토류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심각한 공해이다. 독성 가스, 산성 폐수, 방사성 폐수까지 나온다. 1t의 희토류 원소를 추출하려면 대략 200t의 공해물질이 부산물로 나온다는 추산이 있다. 중국 정부는 환경 문제에 별로 개의치 않으므로 희토류 산업을 거침없이 키웠다. 반면 미국에서는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희토류 가공을 중단하였으며, 자기 나라에서 채굴한 원광도 중국으로 보내 정제와 제련을 거친 후 역수입하고 있다.
중국 희토류 차단시 미국은 속수무책
4월 초에 중국은 중요한 6가지 희토류 원소와 희토류 자석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하였다. 정부의 특별 허가가 있어야 수출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미국으로 나가는 것을 통제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희토류 산업은 하루아침에 건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차단할 경우 미국은 속수무책이다. 중국은 이미 2010년에 일본과 어업권 분쟁을 치르면서 희토류 공급을 끊겠다고 일본을 압박했던 일이 있다. 그 일을 계기로 일본 정부는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대체 기술을 권장했으며, 어떤 기업들은 1년간 사용할 양의 희토류를 비축해 놓고 있다 한다. 미국은 전혀 그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므로,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끊을 경우 경제적 타격은 물론 국가 안보가 받는 영향도 클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렇게 중요한 산업이 중국 한 나라에 집중되도록 놓아둔 것은 각국의 근시안적인 이해타산이 초래한 큰 착오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하석 케임브리지대 교수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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