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한덕수, 보수주자 4위…벌써 단일화 집착은 패배주의” [대선주자 인터뷰⑨]

한동훈(52)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선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궤변을 깨부수는 상황이 기다려진다”며 “당 경선 토론에서는 힘을 아꼈다. 최종 후보가 되면 나머지는 이 후보에게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 4인 중 유일하게 24~26일 3일 연속으로 경선 토론에 등판했다. 김문수·홍준표 후보가 주도권 토론 상대로 한 후보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책 토론에서 다른 후보보다 전문성을 입증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대선 출마로 기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 시나리오와 관련해 한 후보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 대행은 보수 진영 주자 중 지지율이 4위다. 왜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패배주의를 깔고 단일화를 거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국민의힘 후보의 힘으로 이길 수 있음을 증명할 때다. 자기 힘으로 이기기 어려운 분들이 한 대행과의 단일화론을 적극적으로 설파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 후보가 언급한 여론조사는 범보수 주자 지지율이 한동훈(14%)·홍준표(11%)·김문수(10%)·한덕수(9%) 순으로 나타난 엠브레인퍼블릭의 23~24일 조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인터뷰는 서울 여의도의 대하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1시간 가량 진행했다.

Q : 2차 경선 투표 결과가 29일 발표된다.
A : “최근 부산·울산·대구·경주 등을 찾아 시민들을 만나보니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을 피부로 느꼈다. 우리 당 지지자들과 시민들이 점차 이재명 후보를 이기는 선택은 저밖에 없다는 쪽으로 마음을 모아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Q : 시민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나.
A : “손을 덥석 잡으시며 ‘무조건 이겨달라’는 분도 있었고, ‘계엄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어 매출이 떨어지고, 삶의 계획도 무너져 큰 고통을 겪었다’는 상인도 있었다. (이 후보를 막아야 한다는) 시민의 절박함이 웬만한 정치인보다 훨씬 강하다는 걸 느꼈다.”
Q : 25일 홍 후보와 180분 동안 TV토론을 벌였다.
A : “너무 긴 토론이라 저도 힘들었고, 홍 후보도 힘들었을 것이다. 일대일로 토론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날 선 이야기가 오갈 수밖에 없고, 충돌은 불가피하다. 다만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저를 지지했던 당원에게 정신 나갔다고 한 홍 후보의 발언은 정말 실언이었다. 저를 욕해도 되지만, 당원에게 막말해선 안 된다.”
Q : 다른 후보들과 토론해보니 인상은 어땠나.
A : “저는 적어도 정책 토론은 건설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했다. 그런데 홍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정책에 대해 너무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일례로 홍 후보는 최근 저서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공약을 냈는데, 정책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안 후보도 일부 정책에 대해 사실관계를 잘못 아는 부분이 있었다.”
Q :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조성 공약은 현실성 문제로 협공당했다.
A : “다른 후보들이 마치 황무지에 삽을 뜨고 콘크리트를 부어서 새 도시를 짓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그렇지 않다. 기존 부산과 대구 같은 대도시에 특화 시설을 조성하고, 규제를 풀고 지원해 장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게 공약 취지다.”

Q : 한 후보를 포함해 보수 주자 모두 지지율이 부진하다.
A : “주요 조사를 보면 다자 대결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대체로 45% 벽에 갇혀 있다. 45% 득표율로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제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되면 필승 지지율로 끌어 올리겠다. 계엄의 바다를 건너 떳떳하게 이 후보를 상대할 후보는 저뿐이다.”
Q : 어쨌든 이 후보 지지율이 앞선다.
A : “민주당은 후보가 정해졌지만, 우리는 아직 선수를 뽑는 중이다. 이 후보와 일대일 구도가 되면 본격적으로 그의 궤변을 깰 수 있다. 정책적으로도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 등 지적할 부분이 너무 많다. 엉덩이는 왼쪽에 두고, 고개만 오른쪽으로 돌리는 시늉을 하며 우클릭과 성장을 말하는 것도 모순이다. TV토론에서 이 후보의 궤변을 깨부술 날이 기다려진다.”
Q : 한 후보가 집권해도 거대 야당의 협조는 필수 아닌가.
A : “선거는 전쟁이지만, 전쟁 뒤엔 민주당과 정치를 할 것이다. 다만 이 후보가 대선 패배 후에도 민주당을 장악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Q : ‘한덕수 단일화론’에 국민의힘이 들썩댄다.
A : “한 대행은 정말 합리적인 분이고, 제가 법무부 장관일 때도 호흡이 잘 맞았다. 하지만 지금은 단일화를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한 대행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보수 주자 중 지지율 4위다. 한 대행이 우리 당 후보를 엄청나게 압도해서 필연적으로 단일화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

Q :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포함해 진보 진영까지 포괄하는 빅텐트론이 제기된다.
A : “마찬가지로 지금 상황에서 거론할 이유가 없다. 자기 힘으로 이기기 어려운 사람들이 벌써 빅텐트론이나 단일화에 집착한다. ‘우리로는 안 된다’는 패배주의를 내세우지 말고,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국민도 믿고 지지해 줄 것이다.”
Q : 강성 보수층 등 ‘한동훈은 못 뽑겠다’는 이들을 투표장에 오게 만들 수 있나.
A : “결국은 이기는 선택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그분들도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보수주의자들이다.”
Q : 지난 2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처음 밝혔던 개헌 구상은 유효한가.
A : “집권하면 4년 중임제, 양원제 등 개헌을 이끌고 3년 뒤 퇴임하겠다. 나중에 ‘국민이 원하니까, 나라 상황이 이러니까’ 운운하며 말을 뒤집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
◇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 핵심 공약
-4년 중임제 개헌 및 임기 3년 뒤 대통령 퇴임
-전국에 ‘5대 메가폴리스’ 조성
-AI 3대 강국,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 달성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한평생 복지계좌 도입
-부양가족 기본 인적 공제 150만→200만원으로
-‘경제 NATO’ 동맹체 창설
-경제 워룸 설치 및 ‘미래성장 2개년 계획’ 실현
-전국에 ‘5대 메가폴리스’ 조성
-AI 3대 강국,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 달성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한평생 복지계좌 도입
-부양가족 기본 인적 공제 150만→200만원으로
-‘경제 NATO’ 동맹체 창설
-경제 워룸 설치 및 ‘미래성장 2개년 계획’ 실현
손국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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