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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마 임박’ 한덕수, 국민 설득할 명분 제시가 먼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실정 책임질 수밖에 없는 위치



고건·반기문과 다른 강단 보여줄 수 있을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가 임박한 듯하다. 그의 핵심 측근인 손영택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어제 사표를 제출했다. 조만간 한 대행 거취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신호탄이다. 다른 참모들도 곧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총리실 안팎에선 한 대행이 30일 방한하는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을 접견하는 일정을 끝으로 다음 달 1~2일께 사퇴와 함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오늘 최종 대선 경선에 진출할 2명의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미 당내 시선은 자당 후보와 한 대행의 단일화에 맞춰져 있다. 당초 단일화에 적극적이었던 김문수·안철수 후보는 물론, 한 대행과 거리를 두던 한동훈·홍준표 후보도 단일화를 수용하는 기류로 바뀌었다.

한국 정치사에서 1987년 개헌 이후 대선 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와 한 대행의 단일화가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1997년 김대중-김종필, 2002년 노무현-정몽준, 2022년 윤석열-안철수의 경우처럼 과거의 후보 단일화는 기존에 대선 무대에 진입한 인사들끼리 오랫동안 협상을 벌여 손잡은 경우다. 하지만 한 대행은 정치 경력이 전무하고 소속 정당이나 지지 조직도 없는 인사라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사례다. 한 대행 본인이 한 번도 밝힌 적이 없기 때문에 상당수 국민은 그가 왜 대선에 나오려 하는지 이유를 잘 모른다. 그래서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했다면 왜 대통령이 되려 하는지에 대해 국민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유일한 총리로 재직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의 주요 실정에 대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위치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행이 내란 공범이라고 공격한다. 하지만 본인이 극구 부인하니 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의대 증원,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잼버리 관리 부실, 엑스포 유치 실패 등 큰 후유증을 낳은 윤석열 정부의 과오에 대해 그가 뭐라고 해명할지 궁금하다.

그가 40여 년의 공직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정치와 행정은 상당히 다른 분야다. 선거에 뛰어들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을 극복해야 한다. 한 대행과 비슷한 유형의 대선주자였던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정치권 생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했다.

한 대행은 그들과 다른 강단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해소하려면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한 대행의 출마가 단순히 지지율 합산을 노린 선거공학으로 끝나면 안 되는 이유다. 한 대행은 자신이 왜 출마할 수밖에 없는지를 유권자들에게 진솔하게 밝히고 동의를 얻는 게 급선무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는 그 이후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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