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0일에 실망한 美보수정론지…"대대적 방향전환 필요"
WSJ "주요 공약 결과 부실"…FT "트럼프 정책, 역효과 나거나 실패할 것"
WSJ "주요 공약 결과 부실"…FT "트럼프 정책, 역효과 나거나 실패할 것"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의 대표적 보수 정론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혹평했다.
WSJ은 28일(현지시간) 논설실 명의의 사설을 통해 "재임에 성공한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는 대체로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닐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단 WSJ은 남부 국경에 대한 경비 강화와 에너지 산업 활성화 정책에 대해선 일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에 대한 진보세력의 과도한 공격에 맞서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주요 공약에 대해선 결과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WSJ이 적극적으로 기대감을 표명했던 정부효율부(DOGE)의 예산감축에 대해선 "너무 성급하게 추진돼 실제 무엇을 달성하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지한 데 대해서도 "쉬운 표적을 겨냥한 상징적 승리"라고 평가절하한 뒤 "정부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성장 친화적인 세제 개편 법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WSJ의 입장이다.
또한 WSJ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 환호하는 일부 정책에 대해서도 시행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등 대학가에 대한 압박에 대해선 "대학도 변화가 필요하지만, 교육과 교수진 구성에 정부가 간섭하려는 시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따졌다.
불법 체류 외국인 추방 문제에 대해서도 "범죄자 추방은 타당하지만, 적법 절차를 무시하고 법원을 우롱하는 방식은 정책의 정당성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관세 문제에 대해선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 분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에 지나치게 편향적으로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의 억지력이 흔들린다면 향후 이란과 북한, 중국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초래한 경제 및 외교 정책의 충격으로부터 남은 임기를 구하려면 대대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영국의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성급하거나 비효율적으로 설계돼 역효과를 내거나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더 권위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며 "미국 민주주의를 둘러싼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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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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