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과 '단일화 골든타임' 나흘뿐…한덕수 출마해도 산넘어 산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초점이 맞춰지며 실현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 대행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29일 취재진과 만나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 관심을 받고 더 큰 집을 지으면 선거 승리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공식화했다. 다만 양강으로 압축된 김문수ㆍ한동훈 후보의 단일화 의지와 별개로 한 대행이 넘어야 할 고비도 만만찮다는 평가다.
이미 국민의힘 주류인 친윤 성향 의원들은 한 대행을 범보수 진영 후보로 만들기 위해 단일화가 가장 용이할 것으로 보이는 김문수 후보를 직ㆍ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2025년 판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후단협은 2002년 대선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제3지대 후보였던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의 단일화를 종용했던 민주당 출신 의원 단체다.
다만 한 대행의 뜨지 않는 지지율은 걸림돌이다. 한 대행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지휘하며 범보수 진영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했지만, 복수 여론조사의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ㆍ한동훈 후보를 월등히 앞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한 대행 지지율은 6%로 한동훈(8%), 김문수(6%) 후보와 엇비슷했다.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 대상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②촉박한 시간=시간도 짧다. 국민의힘은 한 대행과의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한을 대선 홍보물 인쇄 발주 마감 예정일인 다음 달 7일로 본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 선출이 3일인 점을 고려하면, 전당대회 후 나흘 이내에 속도전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수천만장의 홍보물 발주에 후보 이름을 비워둘 수는 없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단일화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단일화 속도전을 위해선 국민의힘 후보의 양보도 필요하다. 대선 후보는 당헌ㆍ당규에 따라 전권을 휘두를 수 있는 당무 우선권을 쥔다. 단일화를 위한 룰 협상 등의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경우 장외의 한 대행이 느낄 압박감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나 현역 의원이 대선 후보에게 한 대행과의 단일화 압박에 나설 경우 자칫 해당 행위로 비칠 가능성도 크다.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미온적인 한 후보는 물론이고, 김 후보조차 단일화 과정에서 일방적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 후보 측 인사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는 무조건 해야 한다”면서도 “한 대행을 후보로 만들어주는 일방적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행 출마를 바라는 영남 중진 의원은 “막상 현실 정치와 부닥쳤을 때 한 대행이 체감할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출마를 결심한 이상 악조건을 뚫고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뤄내야 하는 건 한 대행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기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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