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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힐랄과 차이를 알았어" 이정효 감독은 0-7 대패에도 웃는다...이강현 '띵'하게 한 열정 피드백 "광주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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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잠시 고개는 숙였을지언정 결코 꺾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 더 배웠다는 점에 신이 나 보이기까지 한다. 이강현(27, 광주FC)이 이정효 감독의 열정적인 피드백을 공개했다.

광주FC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에서 알 힐랄에 0-7로 패배했다.

무려 7골 차이의 대패였다. 구단 역사를 넘어 K리그 시민 구단 최초로 아시아 무대 8강에 오른 이정효 감독과 광주의 여정은 아쉽게 막을 내렸다. 

실력 차이가 확연했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와 후벵 네베스, 주앙 칸셀루,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말콤, 헤낭 로지, 야신 부누, 칼리두 쿨리발리 등 유럽에서도 정상급 자원인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알 힐랄은 너무나 막강했다. '포르투갈 명장' 조르제 제수스 감독이 들고 나온 전술도 흠잡을 데 없었다.

체급 차에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않겠다고 다짐했던 광주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밀린코비치사비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 전반 33분까지 두 골을 더 내줬고, 아쉬운 실수까지 겹치면서 후반에만 네 골을 추가로 허용했다. 광주의 박수받아 마땅한 도전은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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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아쉬운 장면도 나왔다. 제수스 감독이 종료 휘슬이 불린 뒤 먼저 다가간 이정효 감독의 악수 요청을 거절한 것. 그는 패장이 건넨 악수를 받아들이는 대신 손으로 '어디 더 떠들어 봐'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정작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광주는 결코 약팀이 아니다. 선수들도 페어플레이 정신이 훌륭했다"라고 칭찬했으나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이정효 감독도 높은 벽을 느꼈을 선수들을 너무나 생각한 탓인지 다소 경솔한 발언을 남겼다. 그는 제수스 감독의 악수 거부에 대해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다"라며 "어차피 안 볼 사람이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사족을 붙였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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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작은 잡음과 별개로 광주의 투지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점 칭찬해 주고 싶다. ACLE 대회의 긴 여정은 끝났지만,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자양분 삼아 좀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자기 기량을 의심하지 말고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면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 고생 많았고, 부상 없이 경기를 치러 만족한다"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오히려 이번 패배를 성장의 기회로 삼았다. 이정효 감독은 "괜찮다. 0-7이든 0-10이든 선수들이 배울 점이 생겼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이라며 "저도 오기가 생겼고, 언젠가는 다시 한번 강팀을 꺾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오늘 경기가 큰 자양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수들에게 '기죽지 마! 괜찮다'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의 각오는 단순한 말로 끝나지 않았다. 광주의 미드필더 이강현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정효 감독과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카톡 알림이 계속 울려서 깼는데 감독님께서 카톡을 보내셨다. 사우디에서 돌아오셔서 좀 쉬시고 이제 노트북을 여신 거 같다. 여러 개의 영상과 피드백을 끊임없이 보내신다. 카톡이 계속 울린다"라며 이정효 감독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정효 감독은 알 힐랄전을 되돌아보면서 오히려 어린 아이처럼 신난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네베스와 칸셀루의 플레이를 극찬하며 이강현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메시지로는 부족한지 "통화하자. 이건 설명이 필요해"라며 직접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이강현도 "감독님의 열정 덕분에 우리 선수들은 성장할 수밖에 없고, 우리 광주 FC가 성장할 수밖에 없다. 감독님도 우리 덕분에 본인이 성장한다고 늘 이야기하신다. 이게 광주 FC의 시스템이고 자부심"이라고 자랑스럽게 적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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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강현을 놀라게 한 이정효 감독의 피드백은 '최선'과 '최고'의 차이점이었다. 그는 "우리와 알 힐랄의 차이를 알았어. 강현이 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거야. 최선을 다해서 넓은 공간으로 갔고 잘했어. 근데 네베스랑 칸셀루 봐봐. 뺏고 압박 당하는 상황에서도 최고의 선택을 했어. 이게 우리와 알 힐랄의 차이야"라며 열정적인 피드백을 남겼다.

이강현은 "난 감독님 말씀을 듣고 30초 정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도 경기 영상을 많이 돌려 봤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너무 중요한 걸 일깨워 주셨다. 너무 와닿았고, 내가 풀이하지 못했던 차이점을 알려주셨다"라며 머리가 '띵해졌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감독님은 사람이 참 대단한 거 같다. 본인이 부족한 면이 있으면 내려놓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배울 건 배우려고 하신다. 감독이라는 위치에서 자세를 숙이고 배우려는 행위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솔선수범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시니 선수들이 따라가지 않을 수가 없다. 참된 리더이고 스승인 거 같다"라며 이정효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꺾이지 않고 나아가는 광주의 이런 모습이야말로 많은 팬들이 다음 경기를 더욱 기대케 하는 이유다. 이제 아시아 여정을 마친 광주는 내달 2일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와 K리그1 11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쓰라린 패배 속에서 많은 걸 배워온 광주는 과연 어떤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까.

/[email protected]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FC 소셜 미디어.


고성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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