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당학술상] 암 면역치료의 새 패러다임 제시한 조덕 교수 '의당학술상' 수상
한세예스24문화재단 ‘제32회 의당학술상’ 수상자 선정해 시상CAR-T/NK 치료 효능 높이는 새 방법 발견
항체 병용으로 최대 4개 암세포 연속 제거
“B세포 악성 종양 환자 위한 치료 옵션 될 것”
![지난 27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2회 의당학술상’ 시상식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 수상자인 조덕 삼성서울병원 교수,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왼쪽부터)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한세예스24문화재단]](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30/eadf9c9a-58bc-41e5-a142-479b675d175a.jpg)
의당학술상은 진단검사의학의 개척자인 고(故) 의당(毅堂) 김기홍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국내 기초의학 및 진단검사의학 분야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세예스24문화재단과 대한의사협회가 공동으로 제정한 의학상이다. 지난 1994년부터 매해 진단검사의학·혈액학·기초의학 등 학술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둔 의학자를 선정해 상장과 함께 총 3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제32회 의당학술상 시상식은 지난 27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조덕 교수는 ‘Anti-CD19 항체 병용 투여는 Anti-CD19 CAR-T/-NK 세포의 연속 살해 활성을 증강하고 트로고사이토시스를 감소시킨다(Anti-CD19 antibody co-treatment enhances serial killing activity of anti-CD19 CAR-T/-NK cells and reduces trogocytosis)’ 논문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연구는 CAR-T 및 CAR-NK 치료의 기존 효능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암 면역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해당 논문은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Blood’에 게재됐다.
논문에서 조 교수는 암을 공격하는 면역세포 치료법인 CAR-T와 CAR-NK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항-CD19 CAR-T 및 CAR-NK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CD19’라는 단백질을 인식해 공격한다. 기존에는 이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단단히 부착해야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선 기존 상식을 뒤집는 결과를 입증했다.
CAR-T 및 CAR-NK 세포가 암세포에 오래 부착할 경우 ‘트로고사이토시스(Trogocytosis, CAR 표적 항원이 세포치료제 표면으로 과도하게 전달되는 현상)’가 증가해 암세포를 공격한 뒤 면역세포가 함께 사멸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번 연구에서 조 교수는 HIB19·SJ25C1·QA18A7 같은 특정 항-CD19 항체를 함께 투여하면 CAR-T 및 CAR-NK 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한 뒤 바로 떨어져 나와 다른 암세포를 연속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존 치료법의 경우 CAR-T 및 CAR-NK 세포가 1개의 암세포만 제거한 뒤 사멸했다면, 이번 전략을 사용하면 1개가 아닌 최대 4개까지 암세포를 연속적으로 제거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증명한 것이다. 이는 세포 실험 및 동물 실험을 통해서도 탁월한 항암 효과가 확인됐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CAR-T/NK 치료에 반응이 낮거나 재발한 환자들에게 항체 병용 요법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발견”이라며 “특히 B세포 악성 종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은 “기초의학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생명과학과 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학문이다. 올해 선정된 연구는 복잡한 면역치료의 한계를 기초 연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의당 김기홍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진단검사의학·혈액학 등 국내 기초의학 분야의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의당 김기홍 선생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부친으로, 국내 1세대 진단의학을 대표하는 선구자다. 서울의대 1회 졸업생이자 국립중앙의료원 창설 멤버로 대한혈액학회장, 대한병리학장, 대한의학협회 부회장, 대한임상병리학회장, 대한수혈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 기초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난치병 환자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CAR-NK 치료제 개발에 힘쓸 것”
조덕 교수 ‘의당학술상’ 수상 소감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덕입니다. 존경하는 선배 연구자들의 뒤를 이어 의당학술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고(故) 의당 김기홍 박사님께서는 국내 진단검사의학을 개척한 선구자였습니다. ‘매혈(賣血)’ 풍토가 만연했던 시기, ‘헌혈’ 문화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하시며 대한수혈학회 제 3대 회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제가 현재 대한수혈학회 제 10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기에 박사님의 존함을 딴 상을 받게 되어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현재 저는 병원에서 수혈의학을 담당하는 교수로서, 기존 수혈의학 분야의 시스-AB 혈액형 및 RhD 변이 혈액형 연구를 해왔습니다. 2007년부터 2년간 미국 세인트 주드 어린이 연구 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에서 연수를 하던 당시 ‘자연살해세포(NK Cell) 대량 증폭 기술’과 ‘키메라 항원 수용체 (CAR)-NK 제조법’을 배울 수 있었고, 현재까지 수혈의학의 새로운 영역인 ‘세포치료제’ 개발 연구에 매진해 왔습니다.
이번 수상과 함께 대표 연구로 선정된 논문은 유전자 변형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CAR-T 및 CAR-NK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 연구입니다. 기존 항-CD19 CAR-T 및 CAR-NK 치료제가 ‘CD19’라는 항원을 가진 암세포에 결합해 공격하는데, 지나치게 단단히 결합하면 ‘트로고사이토시스(trogocytosis)’라는 현상이 발생해 암세포를 죽인 뒤 자신들도 함께 죽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CD19’ 항원의 일부를 막는 항-CD19 항체를 병용 투여하는 역발상을 해봤습니다. 일부 항체는 효과가 없었지만 HIB19·SJ25C1·QA18A7 등 특정 항체는 놀라운 수준으로 뚜렷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트로고사이토시스 현상이 감소하고, 암세포를 연쇄적으로 살상하는 효과까지 추가로 관찰됐습니다. 이러한 발견을 세포 실험뿐 아니라 동물 실험을 통해 증명함으로써 CAR-T, CAR-NK 세포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동일 항원에 대한 항체를 병용 투여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삼성서울병원은 2021년 국내 최초로 CAR-T 치료 개시 및 ‘CAR-T 세포치료센터’를 설립해 현재까지 200회 이상의 치료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단순한 기초 실험 결과를 넘어, 병원 내 연구개발 생태계 구축을 통해 CAR-T 및 CAR-NK 치료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저의 장기적 연구 목표와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습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로서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난치병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CAR-NK 치료제 개발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연구하고 있는 ‘CAR-NK 실험실’의 박사님들, 대표 논문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한 고승권 학생을 비롯한 삼성융합의과학원 대학원생들, 그리고 많은 도움을 주신 공동연구자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故) 의당 김기홍 박사님께서는 국내 진단검사의학을 개척한 선구자였습니다. ‘매혈(賣血)’ 풍토가 만연했던 시기, ‘헌혈’ 문화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하시며 대한수혈학회 제 3대 회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제가 현재 대한수혈학회 제 10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기에 박사님의 존함을 딴 상을 받게 되어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현재 저는 병원에서 수혈의학을 담당하는 교수로서, 기존 수혈의학 분야의 시스-AB 혈액형 및 RhD 변이 혈액형 연구를 해왔습니다. 2007년부터 2년간 미국 세인트 주드 어린이 연구 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에서 연수를 하던 당시 ‘자연살해세포(NK Cell) 대량 증폭 기술’과 ‘키메라 항원 수용체 (CAR)-NK 제조법’을 배울 수 있었고, 현재까지 수혈의학의 새로운 영역인 ‘세포치료제’ 개발 연구에 매진해 왔습니다.
이번 수상과 함께 대표 연구로 선정된 논문은 유전자 변형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CAR-T 및 CAR-NK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 연구입니다. 기존 항-CD19 CAR-T 및 CAR-NK 치료제가 ‘CD19’라는 항원을 가진 암세포에 결합해 공격하는데, 지나치게 단단히 결합하면 ‘트로고사이토시스(trogocytosis)’라는 현상이 발생해 암세포를 죽인 뒤 자신들도 함께 죽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CD19’ 항원의 일부를 막는 항-CD19 항체를 병용 투여하는 역발상을 해봤습니다. 일부 항체는 효과가 없었지만 HIB19·SJ25C1·QA18A7 등 특정 항체는 놀라운 수준으로 뚜렷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트로고사이토시스 현상이 감소하고, 암세포를 연쇄적으로 살상하는 효과까지 추가로 관찰됐습니다. 이러한 발견을 세포 실험뿐 아니라 동물 실험을 통해 증명함으로써 CAR-T, CAR-NK 세포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동일 항원에 대한 항체를 병용 투여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삼성서울병원은 2021년 국내 최초로 CAR-T 치료 개시 및 ‘CAR-T 세포치료센터’를 설립해 현재까지 200회 이상의 치료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단순한 기초 실험 결과를 넘어, 병원 내 연구개발 생태계 구축을 통해 CAR-T 및 CAR-NK 치료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저의 장기적 연구 목표와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습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로서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난치병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CAR-NK 치료제 개발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연구하고 있는 ‘CAR-NK 실험실’의 박사님들, 대표 논문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한 고승권 학생을 비롯한 삼성융합의과학원 대학원생들, 그리고 많은 도움을 주신 공동연구자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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