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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어 호주 총선도 '反트럼프' 좌파 우세…보수 무덤 된 '관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방 보수 정당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 트럼프발 '관세폭탄'에 성난 민심이 그간 지지세가 떨어지던 좌파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구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3일(현지시간) 치르는 호주 총선에서도 진보 정당의 우위가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호주의 정치 상황은 중도좌파인 집권 자유당의 승리로 끝난 지난 28일 캐나다 총선 과정과 판박이다.

지난 1월만해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중도좌파)은 보수 야당인 자유당·국민당 연합에 비해 지지율이 뒤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노동당은 46.4~49.5%, 자유·국민 연합은 50.5~53.6%의 지지율을 보였다. 노동당이 인플레이션과 집값 상승을 잡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야당 연합을 이끄는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야당 연합과 이들을 이끄는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는 이 상황에서 ‘트럼프 따라하기’ 전략을 구사했다.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따라 ‘호주를 다시 위대하게’(Make Australia Great Again·MAGA)라는 구호를 만들고, 호주판 정부효율부(DOGE) 설치를 공약했다. 또 트럼프가 문화적 다양성을 공격했듯이 “노동당이 원주민 권리에만 정신이 팔렸다”, “노동당 정부가 다양성과 같이 호주 국민의 삶과 관계없는 일만 한다”고 비난했다. 더튼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진보 세력의)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을 강조하면서 자신은 깨어있다고 생각하는 인물들)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호주의 주요 수출품인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추가로 10%의 상호관세도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6개월간의 여론조사 내내 선두를 달리던 야당 연합의 지지율이 서서히 떨어지더니 지난달 말부터는 노동당에 뒤처졌다. 지난 29일 기준으로는 노동당이 49.5~53.1%, 야당 연합이 47~50.5%의 지지율로 노동당이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로이터는 “반트럼프 정서가 호주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 증시 폭락에 호주 연기금이 타격을 받은 점도 한 원인”이라고 짚었다.

노동당이 “도지한 더튼(DOGE-y Dutton, Dogey는 원래 어미 잃은 송아지의 뜻)”, “더튼이 트럼프의 이념을 수입했다”와 같이 더튼과 야당 연합을 트럼프와 포개는 선거 전략을 구사한 점도 유효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미 제약사의 이익을 대변해 호주의 약값 보조금에 불만을 제기한 것도 노동당에 도움이 됐다. 노동당은 야당 연합이 의료를 ‘미국화’할 것이라고 공격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다.

더튼은 뒤늦게 “난 트럼프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고 거리두기에 들어갔지만, 호주 국민들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호주연구소의 엠마 쇼티스 박사는 “미국이 전통 우방국을 때리면서 트럼프의 보수 이데올로기 동조 세력들이 곤경에 처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박현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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