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美엔 6.8% 줄었지만...전체 3.4% 늘어 4월 역대 최대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에도 한국의 수출 실적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미(對美) 수출은 감소했지만, EU(유럽연합)·중국·아세안 등 수출은 늘어나는 등 ‘풍선효과’의 영향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3.7% 증가한 58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4월 가운데 최대 실적이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도 3개월째 이어졌다. 수입(533억2000만 달러)은 2.7% 줄며 무역수지는 48억8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당초 지난달 1~20일까지 수출 실적 잠정치가 5.2% 감소하며 트럼프 관세에 따른 ‘수출 쇼크’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막판 10일간 선적이 집중되며 월 기준 통계에서는 플러스 전환했다. 4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하루 더(23→24일) 늘어난 영향도 있다.
예상대로 대미 수출은 6.8% 감소(114억→106억3000만 달러)했다. 트럼프 정부는 10% 기본관세와 철강·자동차 품목 관세(이상 25%) 등을 부과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16.6%)·일반기계(-22.6%)·반도체(-31.0%)·철강(7.1%) 등 주요 품목 수출(이상 1~25일 실적)이 크게 줄었다. 수출 감소로 대미 무역수지는 지난달 9억 달러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올해 1~4월 누적 수지도 7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다른 지역의 수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한국의 9대 주요시장 중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는데, 특히 대중(對中) 수출이 3.9% 증가(104억8000만→108억8000만 달러)하며 미국 수출 감소분을 일부 상쇄했다. 대EU 수출은 18.4%(56억5000만→66억9000만 달러) 늘며 전 기간 역대 최대실적인 67억 달러를 달성했다. 인도(8.8%)·아세안(4.5%)·중남미(3.9%) 등 수출도 일제히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호조가 눈에 띄었다. 반도체 수출은 역대 4월 중 최대실적인 116억7000만 달러(17.2%)를 기록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부가 메모리의 수출이 늘었고, D램(DDR4 8Gb) 고정가격이 12개월 만에 반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3.8% 감소(67억8000만 →65억3000만 달러)했다. 전기차 부진, 미국의 관세,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무선통신기기(25.3%)·선박(17.3%)·바이오헬스(14.6%)·이차전지(13.7%)·철강(5.4%) 수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4월 대미 수출은 감소했으나 주요국 수출이 증가하고 주력 품목뿐 아니라 화장품·농수산식품·전기기기도 4월 역대 최대 수출을 경신하는 등 수출 경쟁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 조치 등 불확실한 환경에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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