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슬의 숫자 읽기] ‘뻥매출’ 일으키는 배달앱

하지만 데이터를 살피면 이런 주장이 썩 타당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세종대 이희찬 교수는 2024년 발표한 연구를 통해 배달앱 이용 여부와 음식점의 경영성과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를 분석하면 배달앱을 이용하는 음식점은 그렇지 않은 음식점보다 매출이 7000만원 정도 높았으며, 영업이익 역시 660만원가량 높았다. 배달앱이 욕은 꾸준히 먹어도 실제로 이용하는 식당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높여준 것이다. 그러니 배달앱은 소상공인에게 유익하더란 결론을 내리긴 섣부르다. 이게 실은 배달앱을 크게 긍정적으로 봐줄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서다.

2024년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의 평균영업이익률은 9.1%로, 매출 1억원에 910만원이 남는다. 그런데 배달앱 사용으로 늘어난 매출 7000만원에서 영업이익은 660만원, 즉 약 9.3%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음식을 판매할 때인 9.1%와 큰 차이가 있다 보기 어렵다. 과점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 기준, 매출 상위 35~80% 음식점은 중개 수수료로 6.8%를 낸다. 그러니 원래라면, 배달 매출의 영업이익률이 최소한 두 값을 더한 16%보단 높았을 거란 얘기다. 배달 주문의 실제 영업이익률이 16%라고 한다면, 그중 가게는 9.3%를, 플랫폼은 6.8%를 갖는다. 이윤을 가게와 플랫폼이 58대 42로 나누는 격이다. 이마저도 음식점이 플랫폼에 내는 광고비는 뺀 값이다. 플랫폼 덕분에 발생한 매출이라곤 하나, 이 정도의 분배 비율이 정말 정당한가.
박한슬 약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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