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만히 있는데…트럼프 “삼성, 미국에 큰 공장 세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둘째)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발언 중이다. 트럼프와 각료들 앞에는 ‘멕시코만’에서 개명당한 ‘아메리카만’이 적힌 모자가 놓여있다. [AP=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2/c7f4185d-7a47-4a38-8db0-26d5264ed6d0.jpg)
1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회의 직전에 삼성이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우리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삼성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투자’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삼성이 여기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삼성도 (미국에) 매우 큰 공장을 건설할 거라고 오늘 아침에 발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신규 투자를 발표한 기업 관계자 23명이 모인 자리라, 삼성전자는 참석 대상이 아니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이 미국에 짓기로 했단 공장이 정확히 어떤 시설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국내 재계에서는 전날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의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발언을 오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부사장은 TV·가전 분야 관세 대응책과 관련해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해 관세 영향을 줄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멕시코 등 미국 밖 공장의 가전 생산량 일부를 미국 내 공장에 할당하는 방식 등을 뜻한다. 하지만 이게 미국 신규 공장 건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트럼프가 해당 발언을 오해했거나, 의도적으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미국 내에서도 관세 비판이 커지는 만큼 트럼프로선 관세 협상이 타결된 첫 사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뉴스채널 뉴스네이션이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서 트럼프는 “우리는 엄청난 힘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 언제든지 협상을 중단하고 마음대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각국 기업을 협상에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기업 입장에서 트럼프가 콕 집어 거론하면 상당히 부담스럽고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2030년까지 누적 370억 달러(약 54조원) 이상의 반도체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박해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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