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용 하방 압력 크다" 경고에도 MBK, 홈플러스 채권 발행
‘홈플러스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이승학)가 홈플러스의 과거 채권 발행 현황과 차입금 현황 등 미공개 내부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가 재무상황 악화에 더해 신용등급 강등을 예견하면서도 차입금을 늘려 손실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의혹 관련이다.검찰은 홈플러스가 지난 2월 13~14일 양대 신용평가사와의 면담 자리에서 “신용 하방 압력이 매우 무겁다”는 취지의 경고를 받은 사실도 금융당국 등으로부터 파악했다. 홈플러스가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 속에서 신용평가사로부터 직‧간접적인 신용등급 하락 경고까지 받은 셈이다.

━
김병주 MBK 회장, 신용등급 하락 예견했나
또 검찰은 금융당국으로부터 MBK‧홈플러스 관계자들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회생 절차 신청을 계획한 정황이 담긴 내부 자료도 넘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2023년 말 홈플러스의 자금 사정 악화가 본격화해, 지난해 말에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내부 분석이 포함된 내용이다.
홈플러스가 지난 2월 13~14일 양대 신용평가사를 만나 면담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 하방 관련 경고를 받은 사실도 검찰은 확보했다고 한다. 당시 신평사는 홈플러스가 제시한 개선 계획들을 보고 “새로운 것이 없다. 개선되는 모습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평사는 금융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범 한국기업평가 대표도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발행사가 신용등급 하락을 예측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내부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
홈플러스 ‘특약 미고지 의혹’도 수사
그러나 홈플러스가 증권사에 보낸 IR자료 등에는 대출 연장에 관한 사항은 적혀있지만, 특약 관련 사항은 누락돼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홈플러스가 신영증권에 특약 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내부 자료들도 확보해 조사 중이다. 금융위원회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한 변호사는 “자산 매각 변제 관련 특약을 숨긴 정황으로 사기성이 짙어지는 부분이다”며 “실수로 말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했다. 홈플러스는 신평사 측에는 조기상환 특약 관련 내용을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가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 법정관리 신청을 계획한 이후에도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기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달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MBK‧홈플러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파악한 자료의 분석을 마치는 대로 MBK 경영진 등 관련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양수민.김보름([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