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탄핵 급발진에 최상목 사표…최악의 국정 공백 맞았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퇴 의사를 밝힌 1일 더불어민주당은 그 자리를 이어받아야 할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강행했다. 이에 최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했고, 탄핵소추안 표결 진행 중 한 대행은 이를 전격 수리했다. 결국 대통령의 권한은 2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어받게 됐다. 이로써 트럼프발 관세 전쟁 등으로 국가적 위기가 현실화되는 국면에서 경제사령탑을 포함한 국정 수뇌부가 공석이 되는 최악의 국정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화풀이식 줄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켜 온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를 부추겨 국정에 싱크홀을 만든 국민의힘, 그리고 최고위 공직자들의 무책임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선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나서서 최 부총리 탄핵안 처리를 제안했다. 한 참석자는 “최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에서 내려오면서 탄핵 절차가 멈췄는데, 이제 다시 권한대행이 되니 탄핵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말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3시에 대법 판결이 나오고 4시에 한 대행이 사퇴하는 걸 보면 모두 한통속이니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논리였다”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의총 도중 페이스북에 “조희대와 한덕수가 대선 개입과 먹튀 출마로 짜고 쳤느냐”며 “사법의 정치화를 막고 대통령 당선 후 소추 논란을 차단하는 모든 입법 조치를 하고, 공정 선거 관리와 관세협상 국익침탈 저지를 위해 최상목 대대행을 탄핵해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은 추경안이 본회의를 모두 통과한 10시26분 계획대로 ‘의사일정 변경의 건’을 올려 의결했고, 곧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정했다. 그 사이 최 부총리는 본회의장을 빠져나가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석 주위로 모여 “이재명 범죄자” “우원식 사퇴해”라며 항의했지만 탄핵안 상정과 표결 진행을 막진 못했다. 오후 10시35분쯤 무기명 표결이 개시되자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나갔다. 표결이 진행 중이던 오후 10시44분 한 대행은 최 부총리의 사표를 수리했다. 최 부총리는 사표 수리 직후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돼 사퇴하게 된 점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후 10시53분 최 부총리 면직을 통보받은 우 의장은 “탄핵소추 대상자가 없어 투표를 중지한다”며 투표불성립을 선포했고, 본회의를 산회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규탄대회를 열고 “탄핵 급발진의 이유는 단 하나, 범죄자 이재명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라며 “아버지 이재명이 머리 끝까지 화가 나 170명 아들딸들에게 아버지를 위해 탄핵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속담이 있다”며 “국회가 이재명이 화풀이하는 장소인가”라고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도 "미국과 통상 협상이 진행 중이고 추경 집행도 시급한 시점"이라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경제부총리를 탄핵하겠단 건 국민의 삶을 인질로 삼아 정권을 강탈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신율(정치외교학) 명지대 교수는 “최 부총리는 미국 정부와 2:2 회담을 다녀온 카운터 파트로서, 어떤 측면에서는 한 대행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었는데 살려뒀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습관성 탄핵을 이 시점에서 재현한 것은 이해받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대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고, 민주당이 분풀이 탄핵을 펼치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환멸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호.오현석.김나한.오욱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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