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일교 전 간부 "尹 1시간 만나…해외사업 동의 구했다"

‘건진법사’ 전성배(64)씨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 명목으로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통일교 관계자가 검찰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통일교가 캄보디아 사업 관련 정부 지원을 받으려 했는지 수사 중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윤모(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최근 조사했다. 윤 전 본부장은 전씨에게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6000만원대 영국 명품 브랜드 ‘그라프’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 전 본부장은 이러한 과정이 “모두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결재를 받고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은 같은 해 5월 통일교 주최 한 행사에서 “통일 세계를 위해선 재정 확보가 중요하다. 그 방식이 ODA”라며 “윤 대통령을 만났을 때 얘기했고, 합의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고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당선인 신분)과 같은 해 3월 22일 1시간가량 만나 암묵적 동의를 구한 게 있다”고도 했다.
통일교 측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같은 달 한 총재에게 캄보디아 사업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같은 해 6월 기획재정부는 제4차 한-캄보디아 ODA 통합 정책협의에서 대(對)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액을 기존 7억 달러(약 1조9000만원)에서 15억 달러로 늘리는 기본 약정을 체결했다. 한도액이 늘면 중기후보사업 승인 절차가 간소화되는 등 ODA 사업 수주가 수월해진다.

통일교 재단 측은 윤 전 본부장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통일교 관계자는 “윤 전 본부장은 2023년 통일교를 떠났다”며 “캄보디아 사업은 결국 추진되지 않았고, 금품 전달 의혹은 전혀 모르는 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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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직무 연관성 인정 때 피의자 전환 가능”

검찰은 100여 개에 달하는 압수 대상에 윤 전 본부장이 선물 명목으로 전씨에게 제공했다는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인삼주 등도 적시했지만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해당 금품을) 잃어버렸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공무원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비(非)공무원이 공무원 직무에 관한 금품을 수수했다면 알선수재죄를, 공무원을 중재한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면 특가법상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에 따라 적용 죄명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규.손성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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