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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학생 압박'에 미국 유학 포기하는 인도 대학생들

국내 대학원으로 진로 바꾸고 유럽·호주 등으로 발길 돌려

트럼프 '유학생 압박'에 미국 유학 포기하는 인도 대학생들
국내 대학원으로 진로 바꾸고 유럽·호주 등으로 발길 돌려

(서울=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차단과 반유대주의 척결을 이유로 외국인 유학생들의 체류 자격을 박탈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인도 학생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대학교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 학생들이 미국행을 포기하고 자국 대학원으로 진로를 변경하거나 유럽과 호주 등 다른 나라 대학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 명문 델리대학교에 다니는 학부생 라다크리슈난(19)은 최근 대학원 진로 계획을 바꿨다.
애초 미국 대학원 진학이 목표였으나 최근 미국에서 유학생들의 체류 자격이 박탈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인도 한 유명 경영대학원의 MBA 과정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라다크리슈난은 "아버지 세대는 미국 비자도 쉽게 나와 그곳에서 공부하는 게 매우 유리했다"며 "지금은 모든 게 엉망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반유대주의 근절 등을 이유로 명문대 지원을 줄이고 외국인 유학생의 신원 자료를 말소하거나 학생 비자를 취소하는 등 미국 대학을 압박하고 있다.
비자 취소 사유는 다양할 수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교통 법규 위반과 같은 경범죄로 비자가 취소된 사실이 알려졌고, 취소 사유조차 알지 못한 학생도 있다.
미 교육 전문 매체 '인사이드 하이어 에듀케이션'은 지난달 몇 주 동안 국무부에 의해 법적 지위가 변경된 유학생과 졸업생이 교육기관 200여곳에서 최소 1천3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2024∼2025학년도 기준 미국 대학교에 다니는 국제 유학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출신 국가는 인도로 전체의 29.4%였다.
라다크리슈난과 같은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부생인 프라튜시 타잉(20)도 최근 미국의 반이민 정책과 관련한 보도를 본 뒤 안전 문제가 걱정돼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려는 꿈을 접었다.
타잉은 "먼 곳에 공부하러 가는 경우 안전한 환경을 원한다"며 인도에서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인도 학생들이 최근 유학 행선지의 범위를 넓히면서 유럽을 비롯해 호주, 싱가포르, 홍콩 대학이 이득을 볼 수 있으며 교육 수준이 높은 인도 현지 대학도 선택지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미야 슈클라 델리대학교 부교수는 "미국에 유학하러 갔다가 결국 비숙련 일자리를 전전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아이비리그 등 최상위권 대학 출신이 아니면 바로 취업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인도 학생이 국내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상당히 많은 유학비용을 감당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에서 대학 학위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데 최대 1만 달러(약 1천400만원)가 드는 반면 미국 명문대학교에 다니려면 4년 과정의 경우 연간 5만 달러(약 7천100만원)를 내야 해 인도 중산층에는 큰 부담이다.
독일의 데이터 수집 플랫폼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인도의 고등교육 학생 수는 2020년 회계연도에 4천만 명이었으나 2035년 회계연도에는 9천200만명으로 두 배 넘는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하르쉬 판트는 "유럽, 호주, 싱가포르의 대학이 미국 대학 대신 인도 유학생을 유치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미국 교육의 규모와 체계를 따라잡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 지금 상황이 진정되면 미국 유학 수요는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손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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