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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등하원 맞춰 출퇴근 조정해요”...유연근무제 가속하는 대기업

챗GPT에 '유연근무로 아이를 양육하는 출근길 부모'를 그려달라고 요청한 일러스트. 사진 일러스트 챗GPT로 생성

6살 자녀를 둔 직장인 A(39)씨의 하루는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킨 뒤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A씨는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한다. A씨의 남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한 후 아이 하원을 맡는다. 유치원 소풍 같은 일정이 있을 땐 부부가 출퇴근 시간을 재조정하기도 한다. A씨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유연근무를 신청했다”며 “남편과 출퇴근 시간을 조율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일과 삶의 균형, 육아 집중 등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주요 대기업 10곳 중 7곳에서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인 선택근무제가 정착·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근무제는 주당 정해진 근로시간 내에서 하루 근무시간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사업보고서 서식을 개정해 각 기업이 유연근무 지표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차준홍 기자

2일 중앙일보가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규모 기준 국내 1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현대자동차, LG전자, 롯데쇼핑, 포스코, 한화생명, HD현대중공업, GS칼텍스 등)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7곳은 지난해 선택근무제를 1회 이상 활용한 직원 수가 2022년보다 늘었다. 특히 포스코는 2022년 4860명에서 2024년 1만1608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체 임금근로자 중 81%(10만5419명)가 선택근무제를 활용해 활용률과 인원수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 80%(1715명), LG전자 72%(3만5727명) 순으로 활용률이 높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해진 근로 시간만 지키면 출퇴근 시간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가 형성돼있다”며 “육아 등 개인 일정에 맞춘 근무가 가능해 직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현대자동차는 3만410명이 선택근무제를 택해 인원수로는 전체 2위였지만, 전체 임금근로자 대비 비율은 40%에 그쳤다. HD현대중공업은 선택근무제를 활용률이 29%에 머물렀다. 한화생명은 10%대를 기록했지만, 집계 방식에 따른 차이가 있다는 점을 함께 공시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실제 (선택근무제) 사용률은 30~40% 정도로 공시 지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업종 특성상 선택근무제 활용률이 낮기도 하지만, 제도 활용 인원이 중복 집계되지 않아 수치가 낮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연근무제 확대 추세는 기업의 인구위기 대응 전략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도 인구경영 우수기업 평가’에 따르면, 기업 평가 항목 중 ‘일·가정 양립 지원’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해당 항목은 기업이 거점오피스 운영, 선택근무제 등 유연한 근무환경을 제공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가정 양립을 위해선 근로자의 근무 유연성을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업은 생산성과 근로자 만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유연한 인사관리 전략과 노사 간 협의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유연근무제 활용 격차는 여전하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정규직의 유연근무제 활용률은 전년 대비 19.5%에서 20.1%로 늘었지만, 비정규직은 9.1%에서 6.9%로 크게 줄었다. 이주영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연구원은 “특정 시간대에 의무로 근무하는 ‘코어타임제’를 도입해 유연 근무를 확대했을 때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기업이 많았다”며 “눈치 보지 않고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더 폭넓게 퍼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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