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도 "美 제조 안 해"…'실적 선방' 애플 이곳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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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선방했지만…“앞으로 관세 비용 9억달러 예상”

이번 실적에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일부 반영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했고, 3월 4일에는 20%로 확대했다. 하지만 애플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실적에 미친 여파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3월 분기에는 재고와 공급망을 최적화해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애플은 3월에 인도 공장을 최대한 가동해 약 20억 달러 규모의 아이폰을 전세 화물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긴급 수송했다. 중국 수입 물량의 고율 관세를 피하고, 인도에도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미국 시장용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다만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쿡 CEO는 “6월 분기 상황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새로운 관세가 추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정할 때 관세로 인한 비용 약 9억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10%의 보편관세를 도입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145%까지 관세를 인상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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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판매 아이폰 인도서”…‘美제조’ 선 그었다

쿡 CEO는 “6월 분기부터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아이폰은 인도에서, 아이패드·맥·애플워치·에어팟 등은 베트남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미국 외 지역에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체 아이폰 생산량 중 약 20%가 인도산으로 추정되는데, 해당 물량으로 미국 시장 수요를 충당하고 나머지 글로벌 공급망은 기존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인건비와 숙련 인원 부족, 인프라 제약 등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대규모 생산이 사실상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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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 택한 애플, ‘선택적 현지화’ 강조
그러나 핵심 부품을 미국에서 조달하더라도 최종 조립이 여전히 중국과 인도 등에서 이뤄지는 만큼 상호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애플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2일 발표된 인도(26%)와 베트남(46%)의 상호관세는 현재 90일간 유예된 상태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정규장에서 0.39% 상승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3% 이상 하락했다.
이가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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