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영국개혁당, 지방선거·하원 보궐선거 압승(종합)
노동당, 총선 압승지역 뺏겨…개혁당, 시장 배출·지방의회 장악 패라지 대표 "우리가 주요 야당"…스타머 "실망, 변화 서두를 것"
노동당, 총선 압승지역 뺏겨…개혁당, 시장 배출·지방의회 장악
패라지 대표 "우리가 주요 야당"…스타머 "실망, 변화 서두를 것"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1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일부 지역에서 치러진 지방·보궐 선거에서 우익 포퓰리즘 성향 영국개혁당이 압승했다.
2일 개표가 완료된 런콘·헬스비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영국개혁당의 세라 포친 후보가 38.72%를 득표해 집권 노동당의 캐런 쇼어(38.70%) 후보를 단 6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표차가 너무 근소해 재검표까지 걸쳤다. 이는 1973년 57표 차 이후 보궐선거 표차로는 가장 근소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지난해 7월 총선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하원의원 보궐 선거인 데다 전통적인 노동당 강세 지역인 터라 노동당을 향한 민심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로 여겨졌다.
총선 당시 득표율 52.9%로 압승한 노동당 마이클 에임스버리 의원이 주민 폭행으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서 사임해 공석이 된 자리다.
보궐 선거에서 노동당 득표율은 지난해 총선보다 14.2%포인트 떨어졌고, 영국개혁당은 20.6%포인트 급등했다. 노동당이 안정적으로 확보했던 지역이었으나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민심이 뒤집힌 셈이다.
이로써 창당한 지 7년 된 영국개혁당은 하원에서 5석을 확보하게 됐다.
영국개혁당은 반(反)이민, 반유럽통합을 내세워온 정당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이민 단속 강화, 탄소중립 목표 완화, 지역 지출 삭감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주류 정당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정권 창출까지 꾀한다는 목표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노동당에 대한 지지가 총선 승리 이후 10개월 만에 붕괴한 것을 볼 수 있다"며 "이제 보수당을 대체해 주요 야당이 됐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패라지 대표는 또한 취재진에게 "정말 엄청난 순간"이라며 "우리는 '시위 정당'이 아니다. 이제까지는 보수당을 상대했는데, 앞으로는 노동당을 상대하겠다"고 말했다.
영국개혁당은 개표 중인 지방선거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6개 지역 직선 자치단체장과 23개 지방의회 의원 1천641명을 뽑는다.
그레이터 링컨셔 시장에는 보수당에서 하원의원을 지냈으나 지난해 영국개혁당으로 옮긴 앤드리아 젱킨스 후보가 42.0% 득표율로 보수당 롭 월섬 후보(26.1%)를 약 4만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케임브리지셔·피터버러 시장에는 폴 브리스토 보수당 후보가 28.4%로 개혁당의 라이언 쿠거 후보(23.4%)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노동당이 수성에 실패했다.
노동당은 노스 타인사이드(캐런 클라크·30.2%)와 던캐스터(로스 존스·32.6%), 웨스트 오브 잉글랜드(헬렌 고드윈·25.0%)에서 직선 시장 자리를 가까스로 지켰다.
23개 지방 의회 중 14개 의회에서 개표 결과가 나왔다. 절반인 7개 의회에서 영국개혁당이 다수당이 됐다. 이전에는 모두 보수당이 장악했던 곳이다. 나머지 7개 의회에서는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개표가 완료된 의석의 정당별 분포는 영국 정치의 전통적인 노동당·보수당 양당 체제가 무너졌음을 보여준다.
영국개혁당이 가장 많은 536석을 얻었다. 4년 전 개혁당 의석수는 '0'이었다.
중도 성향의 하원 제3당인 자유민주당 의석수는 117석 늘어 285석이 됐다.
보수당은 524석이 줄어든 223석, 노동당은 141석 줄어든 66석에 그치고 있다. 진보 성향 녹색당은 33석 많은 61석을 확보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선거 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도 "내가 받은 메시지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변화를 향해 우리가 더 많이, 더 빨리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결연히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가 잃은 의석을 복구하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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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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