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이 죽었다"…음주가무 흥미 잃은 요즘 독일 청년들, 왜 [세계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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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클럽의 죽음'을 뜻하는 '클룹스테어벤(Clubsterben)'이란 용어를 다룬 외신 보도가 최근 들어 잦아졌다. 특히 CNN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나타나고 있는 클럽 문화 쇠퇴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 건 2012년 무렵부터다. 타일러 코웬 미국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베를린 클럽들의 운영난을 언급하면서다. 이 시기 베를린 클럽들은 젠트리피케이션(도심 특정 지역의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내몰리는 현상), 소음 민원 등의 문제로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었다.
그러다 2020년대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치명타를 맞았다. 코로나19가 끝나면서 클럽들은 재도약을 기대했지만, 클럽의 주 고객인 독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 세대)가 클럽 출입을 외면하면서 이런 현상은 오히려 더 심화됐다.
베를린 클럽위원회가 지난해 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클럽의 약 절반이 올해 안에 사업을 접을 생각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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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에 흥미 없는 독일 Z세대
2023년 7월 독일 컨설팅사 하바스 저머니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중 40% 이상이 성폭력이나 마약 등 잠재적인 위험을 이유로 클럽 파티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오르면서 비싸진 클럽 입장료도 Z세대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소다. 다리아(24)는 CNN에 "'네포 베이비'(일종의 문화계 '금수저'를 가리키는 표현)나 상류층이라면 쉽게 부담할 수 있겠지만, (흙수저 출신인) 나와 친구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에미코 게이치 베를린 클럽위원회 대변인은 "과거엔 클럽이 돈이 없는 젊은이들도 쉽게 갈 수 있는 장소였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방송에 말했다.
대신 독일 Z세대는 논알코올 파티나 예술 워크숍, 북클럽, 요가·명상 모임 등 문화 활동에 더 관심이 많다. 베를린에서 자란 대학생 호세(26)는 "베를린 클럽 문화는 확실히 이제 덜 흥미롭다"며 "사람들은 좀 더 소규모인 행사나 문화 행사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방송에서 말했다. CNN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클럽이었던 공간들은 Z세대의 수요에 맞춰 영화 상영을 하거나 전시회나 콘서트가 열리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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