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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거래 트면 쭉 간다…북미 '빌트인 왕좌' 노리는 삼성·LG

지난 2월 25일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KBIS 2025에서 SKS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엔 북미 빌트인(Built-in) 가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반 생활가전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시장인 기업 간 거래(B2B) 기반의 빌트인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중심인 한국 기업에 B2B 시장은 아직 '험지'다. 그간 삼성과 LG가 생활가전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파워가 B2B 시장에선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B2C 판매와 달리 B2B 시장은 건설업자를 통해야 하기에 판로부터 새로 뚫어야 한다. 그간 북미 빌트인 시장은 월풀(미국)·제너럴일렉트릭(중국이 인수)·울프앤드서브제로(미국)·밀레(독일) 등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가 주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빌트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건 포화 상태인 B2C 시장 외에 새로운 시장 활로를 개척할 수 있어서다. B2B 시장은 일괄 수주형 시장이기 때문에 단가가 높고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다. 또 초기 시장 진입 장벽은 높지만 한 번 거래를 시작하면 장기로 이어져 락인(Lock-in, 잠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빌트인 시장 규모는 올해 645억 달러(약 93조3500억원)로 전망된다.



LG는 자체 브랜드, 삼성은 M&A

지난해 6월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스토어 신세계 강남점에서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 연합뉴스
눈길을 끄는 건 삼성과 LG의 상반된 접근 방식이다. LG전자는 2010년 미국 고급 빌트인 가전업체 바이킹레인지와 제휴했지만, 1년여 만에 결별한 뒤 자체 브랜드 개발에 돌입했다. 그 결과 2016년 ‘LG전자’ 로고를 과감히 지운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현 SKS)’를 새로 만들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의 대표적인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를 인수했다. 오랜 전통을 지닌 데이코의 브랜드 자산과 현지 유통망을 흡수하면서, 고급 시장 공략의 시간을 단축하겠단 전략이다.

접근 방식엔 차이가 있지만 양사의 공통점은 ‘초프리미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가전보다 5배에서 많게는 10배가량 비싼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고급 주택 시장의 성장과 함께 수요는 오히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초프리미엄에 ‘10년 베팅’…결과는

LG전자가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디자인·건축 박람회 'DCW 2025'에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해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SKS'를 선보이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10년간 공을 들인 전략은 서서히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가장 신뢰할 만한 가전 브랜드’ 조사에서, SKS는 LG전자(2위)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실적도 상승 중이다. LG전자에 따르면 2014년부터 10년간 미국 B2B 가전 시장 내 매출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했다.

데이코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매출이 인수했을 때와 비교해 2배 이상 성장했다(2022년 기준)고 밝혔다. 지난 1일 미국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데이코의 냉장고 5종이 ‘빌트인 프렌치도어(4도어)’ 부문 평가에서 상위 1~5위를 모두 휩쓸었다.

지난해부터 주택 건축업자(Builder·빌더)를 겨냥해 빌더 전문 영업 조직 ‘LG 프로 빌더’를 만든 LG전자는 올해 빌트인 가전 브랜드명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서 SKS로 새단장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디자인·건축박람회 ‘DCW 2025’에 참석한 류재철 LG전자 HS 사업본부장(사장)은 “미국 가전 시장에서 빌더를 통한 빌트인 B2B 시장이 약 20%를 차지한다. 지난해 간담회에서 3년 이내에 B2B 시장 톱3에 들겠다고 했고, 지금 그 궤도에 있다”고 말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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