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78억 FA 유출에도, 엘-한-롯-삼과 5강 구축 실화? 슬로스타터 탈출→세대교체까지 완벽하다

좌측부터 오원석-권동진-안현민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주전 유격수, 4선발이 나란히 한화 이글스로 떠났지만,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이 있을 때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우승후보, 다크호스와 함께 견고한 5강을 구축하고 있다. 원활한 세대교체를 통해 슬로스타터 오명을 씻어낸 결과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FA 권리를 행사한 핵심 전력 2명을 모두 잃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4년 총액 50억 원, 승률왕 출신 엄상백이 4년 총액 78억 원에 나란히 한화 이적을 택했다. 심우준이 작년 11월 7일, 엄상백이 8일 연달아 팀을 떠나면서 불과 이틀 만에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그것도 유격수, 4선발 등 핵심 파트의 주인이 사라지면서 험난한 스프링캠프가 예상됐다.
KT는 설상가상으로 5일 오전 기준 무려 내야수 4명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주전 3루수 허경민(옆구리)을 비롯해 키스톤콤비 자원인 김상수(옆구리), 오윤석(내전근), 장준원(발목 골절)이 1군 엔트리에 없다. 내야 핵심 자원인 허경민의 경우 지난달 28일 이탈 당시 최소 한 달 공백이 점쳐졌고, 장준원은 형들의 공백을 메우다가 발목이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다. 12주 재활이 필요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KT는 하위권이 아닌 1위 LG 트윈스에 3.5경기 차 뒤진 5위(35경기 18승 2무 15패)에서 상위권 팀들과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우승후보 LG, 삼성 라이온즈, 다크호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견고한 5강을 구축 중인 상황. 지난해에는 35경기 기준 13승 1무 21패(승률 .382) 9위까지 순위가 처졌지만, 올해는 FA 유출, 부상자 속출 등 각종 변수에도 승률 .545로 선전하고 있다.
사실 이강철표 잇몸야구는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019년 부임 후 사실상 매년 부상 악령에 시달렸고, 그 속에서 뎁스를 십분 활용하며 2021년 우승을 비롯해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해냈는데 올해의 경우 ‘잇몸’이 ‘이’ 못지않게 탄탄하다. 여기에 젊고 미래가 유망하다는 메리트까지 있다. 주전 공백을 반짝 메우는 게 아닌 마침내 세대교체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OSEN=수원, 민경훈 기자] 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 KT는 키움에 9-0 완승을 거뒀다. 시즌 첫 4번 타자로 나선 안현민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고,선발투수 오원석은 6회 1사까지 노히터로 막는 등 6이닝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시즌 4승째를 올렸다.경기를 마치고 KT 승리투수 오원석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5.03 / rumi@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5/202505050724776349_6817f7673e510.jpg)
[OSEN=수원, 민경훈 기자] 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 KT는 키움에 9-0 완승을 거뒀다. 시즌 첫 4번 타자로 나선 안현민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고,선발투수 오원석은 6회 1사까지 노히터로 막는 등 6이닝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시즌 4승째를 올렸다.경기를 마치고 KT 승리투수 오원석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5.03 / [email protected]
엄상백의 공백은 새 식구 오원석이 훌륭히 메우고 있다. 제2의 김광현으로 불렸던 오원석은 김민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SSG 랜더스에서 KT로 둥지를 옮긴 좌완 기대주. 랜더스 시절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시달렸지만, KT에 오자 1선발 같은 5선발로 성장했다. 7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52의 호투를 선보이며 KT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이 됐다. 퀄리티스타트 5회, WHIP 1.07, 피안타율 .188 등 각종 수치가 안정적이며, 39⅓이닝 동안 볼넷을 17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환골탈태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활약이다.
심우준이 떠난 내야에서는 ‘예비역’ 권동진의 활약이 눈에 띈다. 권동진은 세광고-원광대를 나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2차 1라운드 5순위로 뽑힌 대졸 유망주. 커리어 초창기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며 상무로 향한 그는 올해 21경기 타율 3할8푼2리 6타점 9득점 OPS .926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 유격수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득점권 타율이 무려 5할로, 입대 전과 비교해 승부처 해결 능력도 향상됐다. 심우준, 허경민, 김상수, 오윤석이 없지만, 권동진이 있어 내야 공백이 덜 느껴진다.
![[OSEN=수원, 조은정 기자]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경기에 홈팀 KT는 쿠에바스, 원정팀 키움은 김선기를 선발로 내세웠다.2회말 KT 선두타자 권동진이 선두타자 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5.05.04 /cej@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5/202505050724776349_6817f767eada1.jpg)
[OSEN=수원, 조은정 기자]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경기에 홈팀 KT는 쿠에바스, 원정팀 키움은 김선기를 선발로 내세웠다.2회말 KT 선두타자 권동진이 선두타자 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5.05.04 /[email protected]
외야에는 리틀 로하스라 불리는 안현민이 등장해 프로야구판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중이다. 김민혁이 부상, 배정대가 부진으로 주춤한 사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 6경기 타율 4할9리 4홈런 12타점 장타율 1.000 출루율 .435 OPS 1.435의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뽐냈다. 1일 두산 베어스전 김택연 상대 9회 극적인 동점 투런포를 시작으로 2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 멀티홈런, 4일 키움전 장외 역전 투런포를 연달아 치며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마산고 출신의 안현민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2차 4라운드 38순위로 입단한 포수 유망주였다. 아마추어 시절 도루하는 포수로 불리며 호타준족의 향기를 풍겼는데 프로 입단 후 타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안현민은 현역으로 입대해 100kg 근육맨 변신을 시도했고, 마침내 그 노력이 1군 무대에서 빛을 발휘하고 있다.
![[OSEN=수원, 조은정 기자]안현민의 역전 투런 장외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KT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경기 종료 후 KT 안현민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5.04 /cej@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5/202505050724776349_6817f7688ed55.jpg)
[OSEN=수원, 조은정 기자]안현민의 역전 투런 장외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KT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경기 종료 후 KT 안현민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5.04 /[email protected]
KT는 마운드와 달리 야수진은 번번이 리빌딩에 실패하며 고령화 논란에 시달린 게 사실이었다. 허경민, 김상수, 황재균, 문상철 모두 30대 중반을 넘긴 선수들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이강철 감독이 호주 스프링캠프 때부터 공을 들인 어린 야수들이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리며 형들을 위협하고 있다. 허경민, 김상수, 오윤석이 돌아와도 경쟁을 펼쳐야할 정도로 이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발진의 경우 트레이드를 통해 지옥에 가서라도 구해온다는 젊은 좌완 기대주를 품었고, 외야진에는 이강철 감독 부임 후 사실상 처음 홈런을 치는 토종 자원이 등장했다.
젊은 선수들의 힘으로 슬로스타터 오명을 씻어내고 있는 KT. 그래서 초반 승률 .545 질주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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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이대선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가 지난 경기 끝내기 패배를 설욕했다.KT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11-1대승을 거두고 주말 3연전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경기 종료 후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5.04.19](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5/202505050724776349_6817f7693a203.jpg)
[OSEN=고척, 이대선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가 지난 경기 끝내기 패배를 설욕했다.KT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11-1대승을 거두고 주말 3연전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경기 종료 후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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