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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문장

불두화 꽃대가 아직도 올라오지 않았다. 다른 곳의 불두화들은 꽃 피었는데, 개화 시기를 검색해보니 꽃대는 진작 올라왔어야 한다. (부처님오신날 즈음 가장 활짝 피어 ‘불두화’라고 이름 붙여진 것이다.) 올해에는 꽃을 피울 예정이 없는 것일 수도 있고, 그저 많이 늦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건강하고 무성하니 그걸로 됐다고, 원하는 대로 하라고 속으로 말해주었다.

소설가 한강의 산문집 『빛과 실』 가운데 ‘정원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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