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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맞서 밀착 과시 중·러, 고심 깊어진 우리 안보 전략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부터)


중국 고립 노린 ‘역키신저 전략’ 제대로 안 먹혀



북·중·러 연대와 한국 패싱 등 불안 요소 대비를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7~10일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 와중에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의 대미 공조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푸틴의 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이번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식은 중·러 밀착과 북·중·러 3각 연대가 어느 정도까지 진척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병사들이 전승절 열병식에 등장할 경우 국제사회의 충격파가 만만찮을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트럼프 2기 들어 미국의 대외 전략이 상당 부분 빗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미국은 중국을 고립시키려고 대(對)러시아 관계를 개선하는 ‘역(逆)키신저 전략’을 구사해 왔다. 1970년대 미국 리처드 닉슨 정부 시절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이 대중 관계 개선을 통해 소련과 국경·이념 갈등을 빚던 중국을 소련에서 분리하려는 전략을 썼다. 이를 역으로 응용해 러시아를 중국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것이 트럼프 전략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취임 100일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은커녕 러시아의 입지만 유리해졌다. 오히려 푸틴과 시진핑은 트럼프가 보란 듯이 연대를 과시하고 있다. 마이크 왈츠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경질된 것은 트럼프 2기 정부의 대외 전략이 그만큼 삐걱거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 대외 언행은 동맹과 우방의 국내 정치에도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큰소리쳤던 캐나다에서는 정권을 내줄 위기이던 집권 자유당이 반(反)트럼프 정서에 힘입어 총선에서 기사회생해 재집권했다. 호주 집권 노동당도 반트럼프 여론을 타고 총선에서 압승했다. 국내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대외 정책으로 인해 외교·안보 관련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 철수론과 전략적 유연성 강화 주장이 잇따르는가 하면,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이 추진될 경우 ‘한국 패싱’ 우려도 나온다. 조기 대선으로 혼란스러운 정치 국면이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외 전략을 예의주시하면서 중·러 및 북·중·러 밀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외교·안보 당국에 던져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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