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9위→7위→6위→5위→3위→2위→1위' 단 26일 만에 이뤄낸 한화 V자 대반등 "공동 1위는 싫다"

한화 선수들이 5일 대전 삼성전 승리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문현빈이 5일 대전 삼성전 1회 솔로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10위로 추락한 게 엊그제 같은데 믿기지 않는 V자 대반등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단 26일 만에 10위에서 1위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개막 30경기 이후 1위에 오른 것도 18년 만이다.
한화는 5일 대전 한화생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3-1로 이겼다.
선발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봉쇄하며 시즌 5승(1패)째를 따냈다. 6회 이성규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으로 7회까지 107개의 공을 뿌렸다. 최고 시속 157km, 평균 152km 직구(50개), 스위퍼(36개) 중심으로 커브(15개), 체인지업(6개)을 구사했다.
와이스에 이어 불펜의 호투도 빛났다. 8회 박상원, 9회 김서현이 나란히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리드를 지켰다. 박상원은 시즌 5홀드째, 김서현은 11세이브째.
타선에선 문현빈이 1회 선제 솔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전날(4일) 광주 KIA전에서 4회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나간 뒤 상대 포수 김태군의 기습 견제구에 아웃당한 뒤 문책성 교체가 이뤄졌지만 이날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그대로 이름을 올렸고, 1회 첫 타석부터 선제 홈런을 폭발했다.
삼성 우완 선발 최원태의 6구째 바깥쪽 높은 시속 140km 커터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포로 장식했다. 시속 151.7km, 발사각 35.5도로 날아간 비거리 105m, 시즌 5호포. 8회에도 문현빈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안타를 치고 나가며 추가 득점 발판을 마련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달 26일 대전 KT전부터 7연승을 질주, 최근 21경기에서 무려 18승을 쓸어담으며 시즌 22승13패(승률 .629)로 승패 마진 +9가 됐다. 이날 잠실 두산전을 2-5로 진 LG와 함께 공동 1위에 등극했다.

한화 김서현(오른쪽)이 5일 대전 삼성전 승리 확정 후 포수 이재원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달 9일까지만 해도 한화는 5승10패(승률 .333)로 순위표 맨 아래인 10위에 처져 있었다. 하지만 그날 잠실 두산전 승리를 시작으로 최근 21경기 18승3패(승률 .857)로 대반등하며 26일 만에 순위를 10위에서 1위로 끌어올렸다. 이 기간 8연승을 거두며 9위, 7위, 6위, 5위, 3위, 2위로 올라간 뒤 2연패를 당해 5위로 잠시 내려앉았지만 이후 7연승으로 다시 4위, 3위, 2위에 오르더니 결국 1위까지 찍었다. 이 기간 8위 빼고 모든 순위를 한 번씩 거쳤다. 시즌 전체로 보면 개막전 승리와 함께 공동 1위로 시작한 뒤 4위, 6위, 7위, 8위를 거쳐 10위까지 떨어졌지만 26일 만에 1위로 V자 대반등 그래프를 그렸다.
이 기간 18승 중 17승이 선발승으로 강력한 선발 야구가 이뤄지고 있는 한화는 1점차 승리 5번, 2점차 승리 5번으로 10번의 2점차 이내 접전 경기를 이겼다. 마무리 김서현을 비롯해 한승혁, 박상원이 7~8회를 안정적으로 책임지면서 이기는 야구가 이뤄지고 있다. 타선도 이 기간 팀 타율 2위(.277), OPS 3위(.781)로 살아났다. 7홈런을 터뜨린 노시환(.312)을 비롯해 이진영(.360), 문현빈(.333), 에스테반 플로리얼(.329), 채은성(.321)이 3할대 타율로 맹타를 휘둘렀다.
개막 이후 30경기 이상 기준으로 한화가 1위에 오른 것은 18년 전인 2007년 6월2일(당시 24승20패1무 승률 .545)이 마지막이었다. 일수로는 무려 6547일 만에 1위 자리에 오르며 본격적인 선두 싸움에 나섰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선수들도 이제는 순위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 후 공동 1위가 된 소식을 들은 와이스는 “공동 1위는 싫다. 우리는 단독 1위를 원한다”며 “야수는 야수대로, 투수는 투수대로 각자 역할을 잘하면 계속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현빈도 “팀이 계속 이겨서 기분이 좋아 그런지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는다. 팀 분위기 자체가 지고 있어도 질 거 같지 않은 느낌이 많이 든다. 투수들이 다 막아줄 거 같고,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줄 거 같다”며 “요즘 들어 순위표를 자주 본다. (순위 경쟁) 상대팀이 이겼나 졌나 확인한다”고 이야기했다.
여세를 몰아 한화는 6일 삼성전에 최고참 투수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워 시즌 두 번째 8연승을 노린다. 3연패에 빠진 삼성도 토종 에이스 원태인으로 맞불을 놓는다. /[email protected]

한화 선수들이 5일 대전 삼성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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