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피곤, 우울하네" 4050男 이 증상, 방치하면 안되는 이유

평소와 다른 피로감까지 점점 심해져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김씨는 ‘남성 갱년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갱년기는 주로 폐경 이후 여성이 겪는 증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성 역시 중년 이후 여성과 비슷한 갱년기를 경험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 중 약 30%가 남성 갱년기를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은 갱년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할 경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건강수명’(건강한 상태로 살 수 있는 기간)도 짧아질 수도 있어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어떤 경우 남성 갱년기로 볼 수 있는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고려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 박민구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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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갱년기?’ 이런 증상이면 무시말아야
대표적인 남성 갱년기 증상으로는 ▶성욕 감퇴와 발기부전 등의 성 기능 이상 ▶우울증·불안감·분노·무기력감 같은 정신적 증상 ▶근력·근육량 감소, 내장 지방 증가 등이 있다. 여기에 만성피로, 불면증, 식은땀,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서 혈액 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 ng/ml 미만인 경우 남성 갱년기로 볼 수 있고, 3.0 ng/ml 이하인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남성 갱년기를 유발하는 가장 주된 원인은 당뇨·고지혈증·비만 등의 대사증후군이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도 남성호르몬 생성을 저하하기 때문에 남성 갱년기 발생과 깊은 연관이 있다. 남성호르몬 저하를 방치하면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삶의 질 향상과 건강수명 연장에 중요하다.

남성 갱년기 치료는 남성호르몬 수치 회복을 통해 이뤄진다. 근육 주사나 비강(코 안 점막)에 겔 제재를 도포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혈색소나 전립선 수치 상승이 나타날 수 있어 치료 전 전문의에게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게 필요하다. 또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고환의 정자 생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는 경우, 전립선암을 진단 받았거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급성기 치료를 받은 지 6개월 이내인 경우 등에는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는 게 좋다.
남성 갱년기는 적절한 치료와 함께 꾸준한 운동, 올바른 식습관 관리로도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 박민구 교수는 “남성 갱년기는 노화 과정 중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건강수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증상을 인지하는 즉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조절과 함께 전문의를 통한 남성갱년기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며 “나이가 들어 나타나는 증상이겠거니 무시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심과 꾸준한 관리로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되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수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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