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G 18승' 18년 만에 한화 1위 등극, ERA 1.73 불펜도 철벽…가을 경험자 부활 "다 같이 잘해야 오래 간다"

한화 박상원.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최근 21경기에서 무려 18승을 쓸어담으며 1위까지 올랐다. 이 기간 선발승만 17승으로 강력한 선발 야구를 펼치고 있지만 불펜의 힘도 대단하다. 셋업맨 한승혁, 마무리 김서현뿐만 아니라 2018년 한화의 가을야구 경험자인 박상원(31)까지 살아나면서 철벽 위용을 뽐내고 있다.
한화는 지난 5일 대전 삼성전을 3-1로 이기며 7연승을 질주, 최근 21경기에서 18승3패로 8할대(.857) 승률을 질주했다. 시즌 성적도 22승13패(.629)가 된 한화는 이날 잠실 두산전을 패한 LG와 함께 공동 1위가 됐다. 2007년 6월2일 이후 무려 18년 만에 개막 30경기 이후 1위 등극. 가장 최근 가을야구에 진출한 2018년에도 최고 순위는 2위로 1위를 한 적은 없었다.
이날 한화는 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7이닝 107구 1실점으로 막은 뒤 8회 박상원이 중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원래 8회는 한승혁이 나설 차례였지만 앞서 9일간 7경기를 등판하면서 피로가 쌓인 상황.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와 셋업맨 경험을 두루 갖춘 박상원에게 8회 1점차 리드 상황을 맡겼다.
박상원은 선두타자 박병호와 8구 승부 끝에 직구로 3루 땅볼을 유도한 뒤 류지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동점 주자가 나갔지만 박상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윤정빈과 이성규를 연이어 3구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윤정빈 상대로 1~2구 연속 포크볼로 헛스윙,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 시속 150km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하이 패스트볼을 요구한 포수 이재원이 살짝 일어섰지만 낮게 들어온 공이 ABS존을 통과했다. 반대 투구에 당한 윤정빈도 당황스러운 표정. 이어 다음 타자 이성규는 1~2구 연속 낮은 포크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낸 뒤 3구째 시속 150km 직구를 이번에는 바깥쪽 낮게 위치를 잡은 이재원의 미트에 정확하게 넣어 루킹 삼진 요리했다.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홀드째.

한화 박상원. /한화 이글스 제공
경기 후 박상원은 “이기는 경기가 많아 불펜에서 몸을 열심히 풀며 준비하고 있다. 감독님, 코치님이 믿어주신 만큼 잘하고 싶었다. (한)승혁이 형이 8회에 많이 던져서 힘들었을 텐데 불펜투수들이 다 같이 잘해야 그런 부담이 분산될 수 있다. 그런 생각으로 준비를 잘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대전 LG전에도 7회 홍창기를 상대로 포수 이재원의 미트 위치보다 낮은 직구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았던 박상원은 이날도 마치 의도된 것 같은 반대 투구로 이날도 윤정빈을 삼진 처리했다. 이에 대해 박상원은 “의도적으로 던지는 건 아니다. 높게 보고 던진 공이 생각보다 잘 눌려서 낮게 들어갔다. 결과는 좋았지만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수가 볼 배합을 하는 데 있어 결정구 이전에 목적구가 될 수 있는 공이다. 운이 좋고, 흐름이 좋아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이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의도한 투구는 아니지만 결과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박상원의 구위가 좋기 때문이다. 올 시즌 18경기(16이닝) 2승2패5홀드 평균자책점 3.38 탈삼진 15개를 기록 중인데 시즌 첫 7경기에선 2패 균자책점 6.00으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가 대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한 지난달 9일 잠실 두산전부터 최근 11경기 평균자책점 1.80으로 안정을 찾았다. 최근 4경기 4이닝 무실점 행진.

한화 박상원.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최근 21경기에서 18승3패로 대반등했는데 이 기간 선발투수들이 17승2패 평균자책점 2.38로 리그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선발과 함께 불펜의 지키는 힘도 대단하다. 같은 기간 구원 평균자책점 1.73으로 압도적 1위. 그 다음 2위 KT(3.03)와도 큰 차이가 난다. 이 기간 13경기 12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7홀드를 거둔 한승혁, 12경기 9세이브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하며 마무리로 자리잡은 김서현과 함께 박상원까지 살아나며 불펜의 확실한 필승 공식이 가동되고 있다.
박상원은 “선발들이 잘 던져주는 게 불펜에도 큰 힘이 된다. 한두 명이 아니라 5명의 선발들이 모두 5이닝을 넘어 6~7회까지 던져준다. 최대한 길게 던져 불펜 부담을 덜어주다 보니 선발들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다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불펜은 한두 명 잘한다고 해서 잘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요 투수들이 쉴 때 다른 투수들이 던져서 이기면 (부담이) 분산될 수 있다. 경기에 나오지 않은 투수들까지 다들 불펜에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나간 2018년 한화 불펜이 그랬다. 한두 명이 아니라 5~6명이 집단 필승조 가깝게 기용됐다. 그때와 지금, 둘 다 필승조로 활약 중인 유일한 투수인 박상원은 “2018년에는 롱릴리프 역할까지 한 이태양 선배, 송은범 선배에 마무리로 정우람 선배가 있었다. 저나 서균 선배, 이름을 (박주홍에서) 바꾼 (박)성웅이 등 젊은 선수들이 그 사이에 짧게 던지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떠올리며 “그때는 역전승이 많아 구원승이 많았는데 지금은 선발승이 많다. 지금 불펜도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주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이 같이 해줘야 한다. 다 같이 잘해야 (팀 상승세가) 길게 오래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로 나머지 불펜투수들도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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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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