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화 관세" 발표 뒤엔, 막후 실세 안젤리나 졸리 부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2주일 이내”에 의약품에 품목별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시했던 외국 영화에 대한 100% 관세 부과 계획은 하루만에 사실상 보류하며 재차 ‘정책 후퇴’ 논란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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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장관 ‘병풍’ 세운 채 소개된 ‘막후 실세’
행정명령에는 제약 공장 건설을 위한 승인 시간을 단축하고, 해외 의약품에 대한 검사 수수료를 인상하는 등의 내용을 담겼다. 또 ‘코로나19 중국 기원설’과 관련해 해외에서 진행되는 위험한 기능강화 연구에 자금 투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도 처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리고는 돌연 “빈스 헤일리가 어디에 있냐”며 헤일리 위원장을 불러 전면에 세운 뒤 “빈스는 훌륭한 사람이고, 이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바람에 의약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의 주인공을 기대했던 복지장관 등은 언론 노출을 최소화해왔던 막후 실세의 부상을 위해 설치된 ‘병풍’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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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정책 설계자’ 콤비 전면에 나서나

그러나 WSJ는 당초 “헤일리와 밀러의 영향력은 일론 머스크의 영역과 충돌할 수 있다”며 이들이 전면에 나서기 어렵다는 관측을 해왔다. 그런데 머스크가 트럼프와 결별 수순을 밟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월츠 보좌관의 후임에 대해 “스티븐 밀러가 최우선 순위”라고 했다. 특히 지난 1일 월츠를 경질하면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보좌관직을 겸직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밀러가) 그 자리를 맡고 있다”며 3일만에 말을 바꿨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헤일리 위원장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노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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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움직이는 또 다른 ‘숨은 실세’
외국 영화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영화계에서도 “관세가 오히려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을 더 어렵게 한다”는 비난이 나오자 백악관도 “최종 결정된 사안이 아니고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보이트는 마러라고에서 영화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영화관 및 제작사에 대한 인프라 보조금 지급 등을 제안하며, 관세에 대해선 ‘제한적 상황’에서 도입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선후 관계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보이트가 건의한 여러 사항 중 관세만을 내세워 일요일이었던 지난 4일 SNS에 즉흥적으로 “관세 부과 지시”라는 글을 게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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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에 영향 끼치는 ‘극우 인플루언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루머가 백악관을 방문해 ‘NSC의 일부 참모들이 마가(MAGA·트럼프 핵심 지지층)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경질을 요구한 뒤 NSC의 일부 직원들이 실제로 NSC를 떠났다. 이후 루머는 지속적으로 월츠와 그의 참모인 알렉스 웡 부보좌관을 공격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지난 1일 이들을 경질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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