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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 불확실성에 가라앉는 경제…대외신인도 챙길 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경제사령탑 공백에 한은 총재 “대외 해명 곤혹”



정책 리더십 실종…정치권 무리한 공약 자제를

“바깥에서 볼 때는 선진국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나 해명해야 해서 곤혹스러운 한 주였다.”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회의에서 한국의 경제사령탑 공백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설명할 논리가 궁색했던 모양이다. 이 총재는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나 정부 지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정치 불확실성이 위기로 몰아가지는 않지만, 경제가 가라앉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걸 빨리 끝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 총재가 걱정한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0.2%)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도 뒷걸음질했다.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 말고는 없었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소비·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재정도 경기 부진의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정부는 예산의 신속집행을 공언했지만 실적은 시원치 않다. 정부의 올해 1~2월 예산 총지출(누계)은 116조7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0조5000억원 줄었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17.3%로 전년보다 2.6%포인트 감소했다. 1분기 누적 집행률(41.7%)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목표를 달성했다지만 계엄 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내수 경기를 살리는 데 충분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예산을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많이 집행하면 민간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해 경기 부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연말에 시간에 쫓겨 예산을 무리하게 집행하거나 불용 처리되는 사태도 최소화할 수 있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사퇴로 부처 간 현안을 조율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 등 각종 정부 회의체가 제 역할을 하기 힘들어졌다. 경제부총리 대신 기재부 1차관이 대신 참석하는 F4 회의(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도 힘이 덜 실릴 수밖에 없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청문회를 거쳐 새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정책 리더십 실종 사태는 불가피할 것이다. 대통령부터 경제부총리까지 대행 체제의 한계를 정부 시스템으로 대응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달 트럼프발 관세폭탄이 터졌을 때 “갑자기 어두운 터널로 들어온 느낌”이라고 했던 이 총재는 “지금도 거의 똑같다”고 했다. 대선 경쟁에 돌입한 정치권은 국정의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불안불안한 대외신인도를 고려해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주는 무책임한 공약 발표를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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