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파헤치다 열린 '법사폰'…남부지검 수사, 대선 변수됐다

서울남부지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6·3 대선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둘러싼 각종 이권 청탁 의혹이 그 첫 번째다. 최근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핵심 인물이 연루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수사 지휘도 남부지검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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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사기 의혹 수사 과정에서 열린 ‘건진법사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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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ODA 대가로 목걸이 선물?…김건희 소환하나

검찰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피의자들이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고 적시했다. 청탁 사유로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도 담았다.

검찰이 지난 3일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로 조사한 만큼, 조만간 김 여사 소환 여부도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모 전 본부장으로부터 김 여사에 대한 선물 전달 정황을 확인한 만큼 김 여사를 상대로 직접 사실을 확인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씨는 “목걸이와 명품백을 잃어버렸다. (김 여사가 잘 받았다는 문자는) 거짓 문자다”고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 여사 측도 “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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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 몫 행정관”…공천·대통령실 인사 개입 의혹

검찰은 전씨가 대통령직 인수위 출범 5일 뒤인 2022년 3월 22일 윤 의원에게 “무리하지 않게 인사를 해 달라고 딱 3명 부탁했다. 지금 1명 들어갔고, 2명은 아직도 확정을 못하고 있다”고 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 윤 의원은 “죄송할 따름”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지난달 검찰의 서면조사에서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자신의 SNS를 통해 “전씨의 공천 요구나 인사 청탁을 들어줄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씨도 ‘공천 청탁, 인사 개입 아니냐’는 검찰 질의에 “추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전씨 일가의 이권 개입 의혹도 수사 중이다. 2017년 전씨 아내가 운영한 광산이 ‘석면 함유 가능 물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에 신청하는 과정에서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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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주가조작 수사 지휘…김건희 연루 발견되나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안창주)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3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수혜주로 급부상한 종목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당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하는 등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직전(2023년 5월 14일) SNS 단체 대화방에 “삼부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기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로 이틀 뒤(한국 시각 기준)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와 전쟁 뒤 재건 사업을 논의했다. 삼부토건 주가는 두 달 만에 5배 넘게 올랐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조성옥 삼부토건 전 회장 등 전·현직 경영진 5명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김 여사와 이 전 대표는 고발 대상에 빠졌지만, 금융당국은 두 사람에 대한 자료를 검찰에 함께 넘겼다. 지난달 25일 사건을 배당받은 남부지검은 지난 2일 다시 금감원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사건의 성격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수사가 신속 진행될 수 있도록 장기간 조사한 금감원에 사건을 수사 지휘하겠다”는 이유였다.
이찬규.손성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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