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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까지만 할게요" 승리했는데 미안해 하다니…류현진은 왜 85구 만에 교체 자청했나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코치님은 한 이닝 더 던지라고 하셨는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괴물 투수’ 류현진(38)이 딱 5회까지만 던지고 교체를 자청했다. 투구수가 85개로 한 이닝을 더 갈 수 있었지만 냉정한 자가 진단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은 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한화의 3-1 승리를 이끌며 시즌 4승(1패)째이자 한미 통산 190승(KBO리그 112승, 메이저리그 78승) 고지를 밟은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도 3.05에서 2.91로 낮췄다. 

승리는 거뒀지만 평소 류현진답지 않은 투구였다. 5회까지 볼넷 3개에 몸에 맞는 볼 1개를 더해 사사구만 4개를 허용했다. 지난해 KBO리그 복귀 후 2년간 36경기 통틀어 최다 4사사구. 그래도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으로 5회까지 1실점으로 억제했고, 투구수도 85개로 여유 있었다.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6회에도 류현진이 마운드에 올라올 것으로 보였지만 이닝 시작부터 한화는 불펜을 가동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양상문) 코치님은 한 이닝 더 던지라고 하셨는데 오늘은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볼넷도 많았고, 몸에 맞는 볼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 볼 차이가 컸다. 어렵게 5이닝을 던졌다”며 “코치님께 5회까지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몸 상태에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 날이었고, 무리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2-1, 1점차 앞선 접전 상황이라 무리했다간 경기를 내줄 수도 있었다. 

선수가 경기 중 스스로 ‘스톱’을 걸고 멈추는 건 쉽지 않다. 경기에 몰입하다 보면 승부욕에 휩싸여 냉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류현진은 프로 데뷔 20년차 베테랑으로 스스로 제동을 걸 줄 안다. 당장 눈앞의 의욕을 억누르며 길게 볼 수 있는 관록이 있다.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2019년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초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그해 4월9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 때 스스로 멈추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몬스터 시즌이었다. 당시 2회 왼쪽 사타구니에 통증을 느낀 뒤 자진 강판한 류현진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었다. 그때 류현진은 “(통증이) 살짝 경미하게 왔다. 이 상태에서 멈추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몸을 생각하면 잘 스톱하고 내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빠르게 판단해 부상 악화를 방지했고, 한 번 잘 멈춘 덕분에 남은 시즌을 완주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도 류현진은 5월31일 대구 삼성전 경기 시작 30분을 앞두고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상대팀에 양해를 구해 등판을 취소한 바 있다. 참고 던질 수 있는 상태였지만 팔꿈치에 뻐근함이 느껴지자 스스로 멈췄다. 그날만 로테이션을 건너뛴 류현진은 37세 시즌을 건강하게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건재를 알렸다. 

5이닝 1실점이면 선발로서 기본 임무는 한 것이지만 그래도 류현진 마음에는 영 차지 않았다. 그는 “5이닝밖에 못 던지고 내려가서 미안했다. 선발이 6이닝 정도는 던져야 하는데 다른 중간 투수들이 많이 나왔다. 내일(7일) 경기를 하고 휴식이 하루 있지만 그래도 선발이 매 경기 6이닝은 항상 책임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불펜투수들에게) 미안하다. 다음 경기는 좋은 밸런스로 던질 수 있게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마무리 김서현이 2연투로 휴식을 취한 상황이라 불펜에 4이닝 부담이 어느 때보다 큰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박상원(1이닝), 김범수(⅓이닝), 정우주(1⅓이닝), 조동욱(⅓이닝), 한승혁(1이닝) 등 5명의 중간투수들이 4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면서 류현진의 승리를 지켰다. 

한화도 시즌 두 번째 8연승 성공했다. 앞서 한화의 시즌 첫 8연승이 지난달 24일 사직 롯데전 류현진 선발(6이닝 4실점 패전) 때 끊겼는데 이번에는 8연승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연승이 내게서 끊기지 않길 간절히 기도했다. 이제 다음 폭탄은 (문)동주에게 넘어갔다”며 웃은 뒤 “우리 투수들이 다들 너무 잘해주고 있다. 지금처럼 계속 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에게서 끊기지 않은 한화의 연승 폭탄은 7일 삼성전 선발 문동주에게 넘어갔다. 9연승 재도전이다. 한화의 가장 최근 9연승은 2005년 6월4일 청주 두산전부터 6월14일 광주(무등) KIA전으로 무려 20년 전이다. 류현진의 동산고 3학년 시절로 프로에 데뷔하기도 전의 기록이다. /[email protected]

한화 류현진(왼쪽)이 6일 대전 삼성전 승리 후 김경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왼쪽)이 6일 대전 삼성전 승리 후 김경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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