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달러 급등…TSMC·생보사들 영향권
대만달러 급등…TSMC·생보사들 영향권(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이달 들어 대만의 통화인 대만달러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6.2% 급등했다.
대만달러 가치가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온 것에 비춰보면 최근 급등세는 전례 없는 움직임이다.
미 달러화 대비 대만달러는 지난 2일과 5일 2거래일간 9% 급등한 후 6일 3% 반락했다.
이 같은 변동성은 15년 이상 볼 수 없었던 미 달러-대만달러 거래량 증가 수준을 수반했다.
인베스코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데이비드 차오는 "아시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이는 통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대만달러의 지속적인 약세에 대한 상승 압력이 한동안 지속돼온 가운데 여러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급격한 상승을 촉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의 하나로 대만달러 강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수출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미 달러화를 매도한 탓에 대만달러 급등세가 촉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만 정부는 협상팀이 지난 1일 미국과 1차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만 정부는 대만달러 가치가 급등하자 이번 협상에서 환율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일본·신흥시장 경제 책임자 스테판 앵그릭은 대만 정부가 환율이 대미 무역 협상의 일부라는 주장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음에도 "환율이 광범위한 무역 협의에서 조용히 테이블 위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달러화 약세를 옹호해 왔다.
대만달러 강세는 수출 기업, 특히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TSMC는 대만달러가 1% 절상될 때마다 영업이익률이 약 0.4%포인트씩 하락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만의 생명보험사들도 대만달러 가치 급등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자리하고 있다.
현지 생보사들이 보유한 해외자산 23조 대만달러의 대부분은 미국 국채 등 미국 채권인 가운데 작년 말 기준 이들 생보사의 해외자산 헤지 비율이 역사적 최저치에 근접한 65%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들 생보사가 미 달러화의 추가 하락 위험에 대비해 헤지를 늘릴 경우 대만달러 가치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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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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