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전쟁 긴급조치…지준율 0.5%p 낮추고 192조원 푼다
중국이 지급준비율(RRRㆍ지준율)과 정책금리를 낮춰 돈을 풀기로 했다. 미·중 무역 전쟁 상황에 맞서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내수 부양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금융당국은 7일 ‘시장 심리 지원을 위한 패키지 금융정책’을 발표했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지준율을 0.5%포인트를 인하해 시장에 유동성 1조 위안(약 192조원)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준율은 은행이 예치하고 있는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중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은행이 공급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난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두 차례 0.5%포인트씩 지준율을 낮췄다.
지준율 인하는 오는 15일부터 적용된다. 중국의 현재 평균 지준율은 6.6% 수준으로, 당국은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정책 금리 역할을 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내일(8일)부터 현행 1.5%에서 1.4%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통해 대출우대금리(LPR)가 0.1%포인트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LPR은 중국의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의 주요 원인인 부동산 침체를 겨냥한 대책도 내놨다. 주택 매입을 위해 기업과 노동자가 공동 부담하는 적금인 ‘주택공적금’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만기가 5년인 첫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2.85%에서 2.6%로 낮추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이번 주에 미국과 첫 무역 협상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에 나왔다. 145%의 고율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는 평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미·중 간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대외협상력을 높이는 한편 내수 부양도 병행하려는 정책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의 40%를 차지했던 수출은 올해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올해 5% 정도의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경제학자들은 강력한 부양책이 없다면 성장률이 4%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싱가포르 OCBC은행의 금리 전략가 프랜시스 청은 블룸버그에 “오늘 발표는 유동성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시장과 경제를 더 광범위하게 자극하기 위한 조직적인 노력을 반영한다”며 “경제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도 관세 부과에 맞서는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부양책이 시장의 예상 수준에선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는 평가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직까지 전면적인 부양책은 아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