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제철인데, 쭈꾸미-꽃게 도망갔다…어획량 80% 급락 왜
이례적인 저수온 현상 탓에 봄철 주꾸미 어획량이 급감했다. 제철을 맞은 꽃게도 덜 잡히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서해의 수온은 2월 초(4∼10일) 3.6도로 전년 대비 1.5도 낮았고, 2월 18∼24일은 전년보다 2.6도 낮았다. 이런 저수온 현상은 3월 이후에도 이어져 4월 서해에는 ‘청수(연근해 바닥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냉수)’ 현상이 15일 넘게 지속하기도 했다.
주꾸미의 연간 어획량은 2020년 3327t에서 지난해 1748t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전반적인 생육 환경 변화가 주요인이지만 주꾸미 낚시가 레저로 인기를 끄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어기(5월 11일~8월 31일)를 제외하면 연중 내내 잡아들이다 보니 자원 관리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이런 영향으로 제철인 봄에도 덜 잡힌다. 3월 기준 어획량은 2021년 1180t에서 지난해 680t까지 줄었다. 저수온까지 겹친 올해는 424t에 그쳤다.

지난해 가을엔 수온이 높아서 문제였다. 꽃게는 보통 20도 전후에서 활동하는데 무더위로 고수온 특보가 역대 가장 긴 71일간 이어지면서 어획량이 급감했다. 제철인 봄∙가을마다 바다가 온탕과 냉탕을 오간 탓에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어획량 변화가 심하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여름철 고수온, 겨울철 저수온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계절에 따라 수온 역시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그 폭이 예년보다 훨씬 커졌다. 장기적으로는 수온 상승이 더 심각한 문제다. 최근 56년간(1968~2023년)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약 1.44도 올랐는데 지구 해양 연평균 상승률(0.7도)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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