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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제철인데, 쭈꾸미-꽃게 도망갔다…어획량 80% 급락 왜

이례적인 저수온 현상 탓에 봄철 주꾸미 어획량이 급감했다. 제철을 맞은 꽃게도 덜 잡히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농협유통 관계자가 봄 대표 수산물 '암꽃게' 판매 이벤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부터 4월까지 서해안 지역의 주꾸미 위판량은 404t으로 지난 2020년(2007t)보다 약 80% 감소했다. 전북에선 같은 기간 쭈꾸미 위판량이 151t에서 13t으로 10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주꾸미는 국내 전체 어획량의 80%가 서해안에서 잡힌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늦추위로 수온이 유난히 낮아 난류성 어종인 주꾸미가 제대로 어군을 형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서해의 수온은 2월 초(4∼10일) 3.6도로 전년 대비 1.5도 낮았고, 2월 18∼24일은 전년보다 2.6도 낮았다. 이런 저수온 현상은 3월 이후에도 이어져 4월 서해에는 ‘청수(연근해 바닥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냉수)’ 현상이 15일 넘게 지속하기도 했다.

주꾸미의 연간 어획량은 2020년 3327t에서 지난해 1748t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전반적인 생육 환경 변화가 주요인이지만 주꾸미 낚시가 레저로 인기를 끄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어기(5월 11일~8월 31일)를 제외하면 연중 내내 잡아들이다 보니 자원 관리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이런 영향으로 제철인 봄에도 덜 잡힌다. 3월 기준 어획량은 2021년 1180t에서 지난해 680t까지 줄었다. 저수온까지 겹친 올해는 424t에 그쳤다.
박경민 기자
낮은 수온에 꽃게 어획량도 예년만 못하다. 3월 기준 98t에 불과했다.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이다. 덜 잡히는 만큼 가격은 뛰었다. 수산물 유통 플랫폼인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서해안 암꽃게 1㎏ 소매가격은 3월 말 평균 6만6000원까지 상승했다. 전년 대비 30~40%가량 비싸다. 5월 초인 최근에도 예년보다 ㎏당 1만원 이상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엔 수온이 높아서 문제였다. 꽃게는 보통 20도 전후에서 활동하는데 무더위로 고수온 특보가 역대 가장 긴 71일간 이어지면서 어획량이 급감했다. 제철인 봄∙가을마다 바다가 온탕과 냉탕을 오간 탓에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어획량 변화가 심하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여름철 고수온, 겨울철 저수온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계절에 따라 수온 역시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그 폭이 예년보다 훨씬 커졌다. 장기적으로는 수온 상승이 더 심각한 문제다. 최근 56년간(1968~2023년)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약 1.44도 올랐는데 지구 해양 연평균 상승률(0.7도)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 10월 인천 중구 남항부두 잔교가 가을 주꾸미 낚시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어획량 변동성이 커진 건 밥상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4월 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6.4% 올랐다. 25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평균(2.1%)보다 3배 더 뛰었다. 고등어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1.6% 올랐고, 갈치와 오징어 값도 각각 6%, 3% 상승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이상 기후로 인한 수산 자원의 변화 추세를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에 ‘피시플레이션(수산물+인플레이션)’ 흐름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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