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탓 달러 시름 시름...버핏 "이러다 못 쓰게 될 수도" 경고

6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과거에는 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경우 미국 시장이 다른 지역보다 잘 버텼지만, 이번에는 달러화가 ‘안전한 피난처’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도이체방크 등 주요 IB들도 구조적인 달러 하락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달러 강세를 주장해 온 골드만삭스조차 100년 만에 최고 수준의 관세로 “미국 자산에 대한 예외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가 달러 약세를 가속화하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유로화나 위안화가 달러에 근접하는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94)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말 은퇴를 선언하면서 ‘지옥’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달러의 미래를 걱정했다. 그는 지난 3일 “우리가 정말로 못 쓰게 될(going to hell) 거라고 생각하는 통화로 된 자산은 갖고 있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그게 바로 우리가 미국 통화(달러)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달러 대신 다른 통화를 더 많이 보유하고 싶을 수 있다”면서, 버크셔 해서웨이 역시 외국 통화로 자산을 다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올해 들어 달러화 약세는 심화하고 있다.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화 수요가 축소된 영향이다. 상대적으로 유로화와 엔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2월 말 108.5에서 4월 말 99.5로 하락했다.
미국의 고용지표 등은 여전히 양호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지만 1분기 역성장(-0.3%) 쇼크 등으로 소비심리 등은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6으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세부항목 중 미래 경기상황 판단지수가 54.4로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정책이 적어도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그 영향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지난 2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자체조사에 따르면 IB들은 대체로 Fed가 하반기 들어서야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는 경기 둔화 우려로 최종금리 전망치를 낮췄다.
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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