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32년 만에 연극 무대 도전...'헤다 가블러' 오늘(7일) 개막
![[사진]OSEN DB.](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7/202505071810779684_681b2a6d22fdf.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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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배우 이영애의 '헤다 가블러'가 개막했다.
7일 LG아트센터가 개관 25주년을 맞아 제작한 연극 '헤다 가블러'의 막이 올랐다.
이영애를 비롯해 김정호, 지현준, 이승주, 백지원, 이정미, 조어진 등 총 7명의 배우들은 ‘헤다’의 집으로 변신한 무대 위에서 2시간 30분 동안 등퇴장 없이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치며, 개막 첫날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특히 32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며 큰 기대를 모은 이영애는 오롯이 ‘헤다’ 그 자체였다. 고독과 욕망, 냉소와 분노가 뒤섞인 주인공 ‘헤다’의 복합적인 감정을 절제된 에너지로 표현해내며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첫 등장부터 마지막 커튼콜까지 단 한장면도 눈을 뗄 수 없는 존재감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헤다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친구 ‘테아’ 역의 백지원은 고요하지만 단단한 의지를 지닌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헤다의 복잡한 감정을 부각시켰고, ‘헤다’를 둘러싼 세 남자, 남편 ‘테스만’ 역의 김정호, 판사 ‘브라크’역의 지현준, 옛 연인 ‘에일레트’ 역의 이승주는 각기 다른 매력과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지탱했다. 고모 ‘테스만’ 역의 이정미와 가정부 ‘베르타’역의 조어진 역시 극의 분위기와 리듬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빈틈없는 호흡을 선보였다. '헤다 가블러'의 배우들은 오는 6월 8일까지 회의 공연 기간 동안 ‘원 캐스트’로 관객들을 만난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입센의 고전을 미니멀한 무대와 대형 스크린 등을 활용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영국 최고 권위의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의 베스트 감독상, 베스트 리바이벌상(2006) 수상자인 리처드 이어(Richard Eyre)가 현대적으로 각색한 버전을 바탕으로 했다. 연출은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의 주인공이자, ‘치밀한 텍스트 분석의 달인’으로 불리는 전인철이 맡아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본성과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이야기는 아름답고 당당한 ‘헤다’가 학문밖에 모르는 연구자 ‘조지 테스만’과 충동적으로 결혼 후, 기대와 달리 지루하고 답답한 일상에 권태를 느끼며 시작된다. 그러던 중, 불운한 과거의 연인이자 불운한 천재 작가였던 ‘에일레트’가 재기에 성공해 나타나고, 그 뒤에 헤다가 무시하던 동문 ‘테아’의 존재가 있었다는 사실은 그녀를 깊은 혼란에 빠뜨린다. 한편, 헤다의 심리를 꿰뚫고 은밀하게 통제하려는 ‘브라크 판사’까지 얽히며, 헤다의 삶은 점점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약 2시간 30분의 시간 동안 다양한 캐릭터들이 펼쳐내는 세밀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정들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다. 135년 전 쓰인 입센의 고전이지만, 이번 각색본 속 인물들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며 깊은 공감과 질문을 던진다.
무대 디자이너 박상봉이 디자인한 무대는 거대하면서도 미니멀한 무채색의 기하학적 공간으로 구성되었으며, 삼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구조는 ‘헤다’가 갇힌 집이자, 그녀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상징한다. 정면 무대는 때때로 대형 스크린으로 전환되어, 헤다의 심리 상태와 정서를 극적으로 드러내며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조명 디자이너 최보윤, 의상 디자이너 김환, 사운드 디자이너 카입 등 각 분야 최고의 창작진은 인물의 심리를 정밀하게 반영한 사운드와 조명, 상징적인 의상 디자인을 통해 무대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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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 LG아트센터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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