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추가모집 없다더니…이주호 한마디에 또 물러난 정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수련병원을 떠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가 확인된다면 5월 중이라도 복귀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 모집은 통상 연간 상·하반기 두차례만 진행된다. 올해는 9월 정기 모집만 남아있지만, 추가로 문을 열어준다는 얘기다. 조만간 복지부가 추가모집을 최종 결정하면, 전국 수련병원은 이달 중 전공의 모집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상반기 중 추가모집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요구에 따라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미복귀 의대생의 유급ㆍ제적이 결정되는 마감일이라, 이 대행이 오늘 중 전공의에 대한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달라고 요구했다”라며 “다만, 의대생 복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복지부 실무자들은 "상반기 모집 때 수련·병역특례는 마지막이라고 분명히 알렸는데, 추가로 열어주면 정부가 말을 바꾼게 된다"라며 "추가모집을 열어주더라도 복귀율이 미미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냈으나 이 권한대행의 의지가 강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더해 최근 복지부에 “추가 모집을 열어달라”는 일부 전공의들의 글이 다수 접수됐다. 자신을 사직 전공의라고 밝힌 한 민원인은 지난달 “우리가 잘못했다. 바이털 과(생명과 직결된 진료과)라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또다른 민원인은 “1~2월 전공의 단체가 선동해 복귀 의사를 꺾었는데 이후 아무 조치가 없었다”며 “하반기 전 추가모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탕핑(드러눕기)’ 방식 투쟁에 회의감이 커지면서 복귀를 희망하는 사직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직 전공의인 임진수 전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지난 4일 시작한 ‘5월 복귀 의향’ 설문조사에서 중간 집계 결과 100여명이 참여해 80% 정도 복귀를 원한다고 답했다”라고 이날 밝혔다. 임 전 이사는 “추가모집 기회가 없으면, 고연차 전공의는 전문의 시험을 위해 2년을 허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사직 전공의 의견을 수렴한 뒤 대한의학회를 통해 그 결과를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사직 전공의 40여 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제 소모적인 갈등에서 벗어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싶다. 의료현장에서 환자 곁을 지키며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저희가 진심으로 바라는 길”이라며 “환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추가모집을 열어주더라도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사직 전공의 절반 이상이 이미 동네 병ㆍ의원 등 의료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880명은 군의관ㆍ공보의로 군 입영한 상태다.
이에스더.채혜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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