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법원행정처장 “사법부 독립침해”

천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조 대법원장에게 사법 내란의 장본인으로서 사퇴해야 한다는 건의를 하실 생각은 없느냐’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천 처장은 “판결에 대해 역사적인, 또 정치적인 여러 가지 추궁을 하는 것을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이를 곧바로 신변 문제와 직결시키는 것은 재고해달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별적인 판결에 당부당(옳고 그름)이 있더라도 사법부 독립을 과거 어두웠던 시절에도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키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 조금 존중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까지 거론되는 현 상황에 대해 ‘자초한 것 아니냐’고 묻자 천 처장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판사는 정치 성향을 떠나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진보판사가 따로 없고 보수판사가 따로 없다. (모두) 판사다”고 답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정치 성향에 관한 질문에는 “원칙주의 판사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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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엽 “판사는 판결 피할 수 없다”
이에 천 처장은 “대법원과 대법관, 재판연구관을 둔 서양의 모든 국가들은 법률심인 상고심의 특성상, (개인) 대법관이 모든 기록을 다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수많은 연구관들이 유기적으로 대법관을 보좌해 기록을 검토하고 수시로 보고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덧붙였다.
천 처장은 “판사는 판결을 피할 수가 없다. 판결을 피하는 순간 판사가 아니기 때문이다”며 “선거운동 기간 중에 판결을 할 것인지 아니면 직전에 판결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한참 전에 이뤄지는 것이 낫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부분은 저도 추측일 뿐이다”며 “저는 대법관님들의 심중을 전혀 모른다. 저희들(법원행정처)은 절대 관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직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사퇴 기자회견을 연 것을 두고 ‘한 전 총리가 대법원 판결 결과를 미리 알고 사퇴하기로 한 것 아닌가. 매우 수상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천 처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했다.
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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