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9연승, 단독 1위라니…한화 감격의 날, 꼴찌 키움 상대로 선두 굳히기? 작년 잊으면 안 된다 '방심은 금물'

한화 선수들이 7일 대전 삼성전 승리로 9연승과 함께 단독 1위에 오른 뒤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무려 20년 만에 9연승을 질주하며 공동 1위에서 단독 1위에 등극했다. 최근 23경기에서 20승을 쓸어담으며 비현실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10-6으로 이겼다. 시즌 16번째이자 12경기 연속 대전 홈경기 만원 관중(1만7000명) 앞에서 기분 좋은 승리였다.
이로써 지난달 26일 대전 KT전부터 최근 9연승을 달린 한화는 20년 만에 9연승에 성공했다. 2005년 6월4일 청주 두산전부터 6월14일 광주(무등) KIA전 이후 7267일 만의 9연승이다.
어린이날 3연전도 싹쓸이한 한화는 삼성 상대로도 9년 만에 3연전 스윕에 성공했다. 2016년 6월 3~5일 대구 삼성전 이후 3258일 만이다.

한화가 7일 대전 삼성전에서 시즌 16번째이자 12경기 연속 매진(1만7000명)을 이뤘다. /한화 이글스 제공
9연승과 함께 시즌 24승13패(승률 .649)가 된 한화는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공동 1위였던 LG가 잠실 두산전을 2-5로 패하면서 23승14패(승률 .622)가 됐고, 한화가 1경기차로 앞서며 단독 1위에 등극했다. 개막 후 1위 자리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던 LG가 처음으로 2위에 내려앉았다.
이날도 한화의 선발투수가 호투했다. 문동주가 6이닝 6피안타 3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4승(1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3.03을 유지했다. 시즌 개인 최다 105구를 던지며 최고 시속 156km, 평균 151km 직구(57개) 비롯해 포크볼(27개), 슬라이더(13개), 커브(7개), 투심(1개)을 고르게 구사했다.
문동주에겐 지난달 26일 대전 KT전 이후 11일 만의 등판이었다. 지난 3일 광주 KIA전 선발로 예고됐으나 우천 취소되면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뛴 영향인지 1~2회 경기 초반에는 제구가 흔들리면서 52개의 공을 던졌다. 긴 이닝 소화가 어려워 보였지만 6회까지 105구를 던지며 선발투수로서 버티는 힘을 보여줬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경기 후 김경문 감독도 문동주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김 감독은 “문동주가 지난달 26일 이후 첫 등판이라 초반에 흔들렸지만 안정을 찾아가며 6이닝 동안 2실점으로 본인 역할을 잘 소화해줬다”고 칭찬한 뒤 “7회초 위기가 있었지만 (불펜이) 잘 막아줬고, 이어진 7회말 공격에서 분위기를 가져오며 대량 득점에 성공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4-2로 앞선 7회초 조동욱이 볼넷을 주고, 이어 나온 김종수가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가 있었지만 좌완 김범수가 상황을 정리했다. 르윈 디아즈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대타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 잡으며 크게 포효했다.
이어진 7회말 공격에서 한화는 빅이닝을 만들었다. 최재훈의 우전 적시타, 심우준의 싹쓸이 3타점 2루타, 이원석의 좌월 투런 홈런이 터지며 6득점을 몰아치며 두 자릿수 득점을 채웠다. 문현빈이 3회 시즌 6호 동점 솔로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채은성, 황영묵, 최재훈이 나란히 2안타씩 멀티히트로 고르게 잘 쳤다.

한화 문현빈.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 5일 어린이날이 월요일이라 편성된 9연전 기간 한화는 두 번의 우천 취소로 적절하게 쉬면서 7승을 거뒀다. 최근 23경기 20승이라는 비현실적 승리 페이스로 마침내 단독 1위까지 등극했다. 투수력과 수비가 워낙 좋아 시즌 초반 반짝 돌풍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8일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게 된 한화는 9~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을 상대로 주말 3연전을 갖는다. 13승27패(승률 .325)로 9위 두산에도 5경기차 뒤진 꼴찌 키움이라 한화가 1위 자리에서 승리를 쌓을 수 있는 기회이지만 방심하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키움은 7일 고척 KIA전에서 3-10으로 뒤진 8회에만 8득점 빅이닝을 몰아치며 11-10 대역전승을 거뒀다.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개막 10경기 8승2패로 단독 1위에 올랐지만 4월5일 고척 키움전에서 선발 류현진이 4⅓이닝 9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5회에만 10실점으로 마운드가 붕괴되며 7-11 역전패를 당했다. 그 길로 5연패 포함 18경기 3승15패로 대추락하며 성적이 급락했다. 물론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렀고, 전력의 안정성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좋지만 잘 나갈수록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지금 단독 1위에 절대 도취되어선 안 된다. /[email protected]

한화 선수들이 7일 대전 삼성전 승리로 9연승과 함께 단독 1위에 오른 뒤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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