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507⅓이닝' 헌신한 21억 좌승사자, 어깨 재검진에 달린 운명…'8년 만의 가을야구 기회' 롯데의 선택은?
[OSEN=부산, 조형래 기자] 4년 간 헌신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 그러나 어쩌면 이제는 서로 갈라서야 할 운명일지도 모른다. 8년 만에 가을야구 기회를 다시 한 번 잡은 롯데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롯데는 현재 박세웅과 터커 데이비슨의 원투펀치가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다. 박세웅과 데이비슨이 등판한 최근 1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고 있다. 박세웅은 8경기 7승 1패 평균자책점 2.54(49⅔이닝 14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 7연승을 질주하며 토종 에이스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고 있다. 여기에 데이비슨도 8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70(47⅔이닝 9자책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데이비슨 역시 선발 5연승 중이다.
5선발로 시작한 나균안도 준수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나균안은 아직 승리 없이 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7경기 평균자책점 3.00(36이닝 12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상대 에이스들과 매치업이 많았는데 그 경기들에서 무너지지 않으면서 팀의 흐름이 끊어지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아쉬운 상황. 그 대상이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인연을 이어가면서 앞선 3시즌 동안 헌신했던 반즈다. 반즈는 지난 3시즌, 86경기 32승 28패 평균자책점 3.42(507⅓이닝 193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 3시즌 동안 KIA 양현종(517⅔이닝)에 이어 최다이닝 2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이닝이터였다.
그런데 그동안 팀 선발진을 지켜준 반즈가 지금의 좋은 흐름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못내 아쉬운 대목. 반즈는 올해 8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5.32(45⅔이닝 27자책점)에 그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반즈는 지난 4일 NC전 등판 이후 왼쪽 어깨 견갑하근 손상 소견을 받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견갑하근은 어깨뼈 아래에 위치한 근육으로 어깨 관절을 지탱하면서 움직이는데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반즈는 부상 이전에도 최근 등판을 마치고 어깨 쪽에 피로도를 이전보다 더 많이 느꼈다고 했다. 부진과 부상의 이유였다. 김태형 감독은 개막전 등판을 지켜본 뒤 “구위가 이전보다 떨어졌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이제 반즈의 운명, 그리고 롯데의 올 시즌 명운이 8일 반즈의 검진 결과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반즈는 이미 구단지정병원인 좋은삼선병원에서 왼쪽 견갑하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 8일에는 어깨 팔꿈치 등에 권위 있는 서울 청담리온정형외과에서 크로스체크를 한 뒤 정확한 소견이 나올 전망이다. 이 소견에 따라서 반즈의 운명이 결정된다. 롯데도 결단을 내릴 수 있다.
만약 6주 이상의 재활 소견이 나오면 반즈를 재활 선수 명단에 올린 뒤 일단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을 수 있다. 일단 임시 대체 선수를 활용한 뒤 반즈와 비교하면서 추후 완전 교체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6주 이하의 소견을 받게 된다면 대체 선수 활용 없이 반즈의 복귀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현재 박세웅-데이비슨-나균안 외에 박진 이민석 김진욱 등의 선발 자원들이 얼마나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불펜진이 아직 불완전한 상황이고 또 시즌 초반부터 과부하에 시달린 불펜진이기에 선발진이 거듭 무너질 경우 투수진에 연쇄 도미노가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투구에 민감한 어깨 부위의 부상이다. 견갑하근 손상 진단 이전부터 구위 하락의 징조가 보였던 상황에서 복귀 이후 반즈의 구위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롯데로서는 반즈의 복귀를 기다릴 수 있겠지만 시즌 초중반의 고비인 9연전을 끝낸 현재, 21승 16패 1무로 3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즈를 믿고 간다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 비록 반즈가 올해 총액 150만 달러(약 21억원), 보장 135만 달러(약 19억원)에 계약한 고액 외국인 선수지만 매몰비용까지 걱정하기에는 시즌 레이스가 더 중요하다.
이미 롯데는 지난해 큰 시행착오를 겪은 바 있다. 반즈는 지난해 5월 말 내전근 미세손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야 했다. 당초 복귀까지 2~3주가 소요된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결국 반즈가 돌아온 시점은 후반기 시작이었던 7월 10일이었다. 주수로는 6주가 넘었다. 대체 선수를 활용하지 않으면서 전반기 막판 힘겨운 레이스를 펼쳐야 했다. 올해는 이런 과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 기회가 왔다. 물론 여전히 시즌 초반이기에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팀이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반즈가 어떤 소견이 나오든지 구단은 잘 판단을 해야 한다. 미적지근하게 대응하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에는, 올 시즌만한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는 장담을 할 수 없다. 물론 롯데도 다른 구단들처럼 외국인 선수 리스트업 작업을 해놓고 있다.
한편, 반즈 외에 왼손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은 황성빈, 그리고 헤드샷 여파로 제외된 전민재도 8일 재검진을 받는다. 모두 재검진 여부에 따라 재활 및 복귀 시점이 결정될 전망이다. 황성빈은 서울 고대안암병원, 전민재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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