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 재능기부도 받았다…박정민, 시력 잃은 아빠 위해 한일

‘듣는 소설’ 프로젝트를 기획한 무제의 박정민(38·사진) 대표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배우이기도 한 박 대표는 “5년 전 시력을 잃은 아버지께 책을 선물할 방법을 고민하다 기획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김금희 작가와의 협업은 어떻게 성사됐나.
A : “작가님이 ‘무제’의 첫 책 『살리는 일』의 추천사 제안에 응해주신 것이 인연의 첫 단추였고 이듬해 ‘듣는 소설’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원고를 부탁드렸다. 흔쾌히 하겠다는 답변이 왔다.”
![김금희 작가의 장편소설 『첫 여름, 완주』. 배우 박정민이 세운 출판사 ‘무제’의 ‘듣는 소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사진 무제]](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8/40114d9e-5056-4d05-a693-7e2583053432.jpg)
Q : 유명 배우들이 오디오북 작업에 참여했다.
A : “원고를 두 번째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배우들이 있었다. 한 번도 뵌 적이 없던 최양락 선배님을 포함해 떠올렸던 그 모든 배우가 재능 기부를 해주었다.”
Q : 배우이기도 한 입장에서, 이 프로젝트가 어떤 의미였나.
A : “책을 그저 책으로만 두고 싶지 않아서 시작한 일이다. 그것을 알아주는 이들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다시 느꼈다.”
Q : 시각장애인 독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A : “지난달 17일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북토크를 했다. 이미 작품을 두 번이나 듣고 오신 분도 있고, “늘 (오디오북을) 기다리는 입장이었는데 먼저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들었다. 이 일을 계속해도 되겠느냐고 여쭈었을 때는, 많은 분이 박수로 화답해 주었다.”
Q : 일반 단행본보다 돈이 많이 든다.
A : “‘듣는 소설’은 여러 형태로 파생이 가능하다. 초단편 오디오북을 만들어볼 수도 있고, 뮤지컬북으로 확장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다. 고전 소설을 각색하거나, 신인 작가와 신인 배우의 협업도 가능하리라 기대했다. 품이 조금 더 들어가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Q : 현실적 매출 목표는.
A : “회사 운영의 목표는 단 하나다. ‘절대로 배우 박정민의 돈을 끌어다 쓰지 않는다.’ 일단은 그렇다.”
Q : 배우 박정민과 출판사 대표 박정민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어렵진 않았나.
A : “‘무제’를 만든 지 4년 반쯤 됐지만, 그동안 배우와 출판인 사이에서 고민은 없었다. 배우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다만 『첫 여름, 완주』를 만들면서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어쩌면 내가 영화를 만들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당시에는 열심히 했다고 믿었지만, 지금처럼 밤을 새워가며 집중했나 떠올려본다.”
Q : 무제의 비전은.
A : “대표 포함 두 명인 직원 수를 다섯 명으로 늘리는 것. 자체적으로 편집, 디자인, 마케팅이 가능한 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본업으로 돌아갔을 때 회사가 중심을 잃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고 있다. 콘텐트는 앞으로도 나에게 재밌는 걸 만들게 될 것 같다. 읽는 것도 만드는 것도 재밌어야 하니까.”
홍지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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