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막걸리 당기는 게 ‘정상’…외국인도 반했다

“지하철·버스서 내리면 바로 산행, 대단”

인스타그램에서 ‘seoulhiking’ ‘hikingseoul’ ‘hikinginseoul’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1만 개가 넘는 게시물이 쏟아진다. 도심과 산이 어우러진 환경과 높은 접근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지하철(버스)에서 내려 바로 산행을 시작했어! 대단하지 않아?” 같은 경험담이 줄을 잇는다.
서울 등산관광센터(Seoul Hiking Tourism Center). 서울 산을 찾는 이들을 위한 안내 센터이자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인데, 되레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널리 퍼졌다. 영어·일본어 등 외국어 안내를 받을 수 있고, 등산화·등산복·스틱 등의 장비도 빌릴 수 있다(대여비 2000~5000원). 사물함도 있고, 샤워실도 갖췄다.

서울 등산관광센터를 운영하는 서울관광재단의 길기연 대표는 “도심에서 바로 산에 오르고, 다시 관광지로 하산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수도가 서울”이라고 말했다.
산 정상에서도 와이파이, 관광객 감탄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관악산에 올랐다. 관악산 코스 중에서도 가장 험한 축에 속하는 ‘자운암 능선 코스(서울대 공학관~자운암 능선~자운암 국기봉~연주대 정상, 편도 1.8㎞)에 올라탔다. 자운암 능선에 오르자 여의도부터 한강, 사당 시내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K팝만 아는 친구들에게 이 풍경을 보여줘야 해” “한강이 엄청 길고 멋지다” 등등 곳곳에서 감탄이 이어졌다. 인종과 국가는 달라도 산행 풍경은 비슷했다. 정상석에 앞에 서자 다들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기념사진을 담았다. 태극기 펄럭이는 국기봉 앞은 되레 외국인이 더 많이 몰렸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비비(38)는 “서울의 산은 접근성과 인프라 모두 대단하다”며 “서대문 안산에 자주 가는데 정상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진다”고 감탄했다. 프랑스에서 온 카미유(32)는 “한국에서 등산은 여자 혼자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라고 말했다.
외국인 대상 산행 프로그램을 15년간 운영해 온 산악인 김성원(62)씨는 “북악산 팔각정에서 컵라면 먹기, 하산 후 막걸리 마시기 등 한국의 등산 문화를 이미 능숙하게 알고 온다”면서 “최소한 서울의 산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게 이제는 너무 친숙해졌다”고 말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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