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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의 돈의 세계] 뉴욕 하이라인과 서울로 7017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신록이 짙어지는 요즘, 도시를 걷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가로수가 늘어선 인도도 싱그럽지만, 고가에 조성된 정원 길은 탁 트인 풍광도 덤으로 선사한다.

대표적인 고가 공원이 뉴욕 하이라인이다. 하이라인은 원래 1934년 약 2.3㎞ 구간에 개통된 화물용 고가철도였다. 트럭에 밀려 하이라인의 열차는 1980년에 퇴역한다. 고가철도는 20여년간 방치된다. 이곳을 공원으로 바꾸는 공사는 2006년 착공돼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시민 후원금과 뉴욕시 재정 약 2억 달러가 들었다.

서울로 7017(사진)은 뉴욕 하이라인을 벤치마크했다. 1970년에 개통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한다는 계획은 2014년 9월 공개됐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이를 하이라인에 가서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역 고가를 “하이라인을 뛰어넘는 선형 녹지공간으로 재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서울역 고가 중 약 1㎞ 구간이 8년 전인 2017년 5월, 공원으로 재단장을 마쳤다. 공사에 약 600억원이 투입됐다.

뉴욕 하이라인의 나무와 풀은 지상 정원처럼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반면, 서울로 7017에는 화분이 이리저리 배치되어 있다. 하이라인에 비해 서울로 7017은 보행자가 적고,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시민은 더 적다. 하이라인은 인근 상권 활성화 등 외부효과를 낳았다.

왜 서울로 7017은 뉴욕 하이라인을 능가하지 못했나? 하이라인은 튼튼하게 지어졌지만, 서울역 고가는 초기부터 ‘약골’이었다. 1990년대 이후 몇 차례 보강되고도 안전등급 D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로 7017 백서』를 보면, 그래서 서울역 고가에는 흙을 8㎝ 이상 덮을 수 없었다. 잔디와 풀만 심을 수 있는 토심(土深·흙의 깊이)이다. 그래서 절충안으로 화분을 띄엄띄엄 설치하는 방식이 채택된 것이다. 서울로 7017이 남긴 교훈이 있다. 행정적 상상력은 공학의 기반 위에서 펼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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