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는 복잡하지 않아요, 자주 전화하세요”
![김혜원(오른쪽)씨와 남편, 시어머니가 어버이날을 맞아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 김혜원씨]](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9/3d3eff25-d495-41f2-843e-99803a2e4115.jpg)
8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제53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석류장)을 받은 70세 김혜원씨 이야기다. 김씨는 효행 실천과 노인 복지 기여를 인정받아 이날 유일한 훈장 수상자가 됐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훈장을 받게 되니 어머니가 ‘장하다’며 좋아하셨다. 요즘 들어선 ‘우리 큰며느리 같은 사람 없다’는 표현도 종종 하신다”고 말했다.
하나뿐인 아들의 결혼으로 김씨는 며느리이자 시어머니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마음가짐은 35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세상 어려운 게 고부(姑婦) 관계라지만, 식사는 남편을 포함한 세 식구가 식탁에 꼭 모여 먹는다. 또한 아픈 어머니를 위해 마루에 모여 두런두런 일상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그는 “시어머니 역할보다 며느리 역할이 더 편하다”면서 “이번 주 연휴에 일이 없어 집에 있으니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시더라. 우리 어머니도 며느리랑 있는 게 편하신 거 같다”며 웃었다.
어느덧 일흔이 된 ‘효부’의 효행론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김씨는 “부모님 의중을 살피는 게 우선이다. 원하시는 게 뭔지 챙겨만 드려도 어르신들이 제일 좋아한다”고 했다. 이젠 김씨처럼 한집에서 시부모나 부모를 모시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족이란 울타리가 줄어들고 효도의 의미도 점차 옅어지는 시대, 조심스레 하고픈 말을 꺼냈다.
“부모님께 얼굴 보여드리고, 전화 자주 하는 게 효(孝) 아닐까요. 어버이날·생일 같은 가족 기념일만 챙겨도 효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내게 해주면, 나도 부모에게 해준다’는 이해타산부터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부모도, 자녀도 서로 잘 대해야죠.”
김씨의 효행은 집 문턱을 훌쩍 넘어섰다. 집을 나서면 ‘대한노인회 경기도 남양주시지회 취업지원센터장’이란 직함을 단다. 어려운 어르신들을 도우려 한글 강사를 맡기도 했고, 지금은 편의점·미용실 등 노인 일자리 창출에 열성이다. 이런 활동을 20년 넘게 이어왔다. 그는 “앞으로 조금만 더 열심히 뛰면서 어르신들에게 일하실 기회를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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