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부부가 각자 성을 쓰는 것에 이토록 민감한 나라

사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가사 내용 가운데 부부별성제가 튀어나오니, 반감을 가진 이들이 우타다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가 X(옛 트위터)에 공개한 노래 링크에는 “실망했다”, “다시는 당신의 노래를 듣지 않겠다” 등의 날 선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타다 히카루의 신곡 ‘Mine or Yours’ 뮤직 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 유튜브 캡처]](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09/567511ce-0d15-4790-9a54-b6582408fd55.jpg)
일본의 진보계를 중심으론 동성제가 아닌 별성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제로 여론 조사를 해보면 찬성하는 측은 60%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가족이란 동질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동일한 성을 쓴다는 상징성이 그만큼 일본에선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부부별성제는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는 여성 표심을 잡기 위해 부부별성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가 오히려 보수적인 자민당 지지층에게 외면받았다. 선거 당시만 해도 “취지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이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부부별성제에 대한 당내 부정적 세력에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에서 주도권을 쥐고 추진하고 있지만, 중의원 법무위를 통과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부부별성제를 자꾸만 추진하다간 ‘입헌공산당’이란 비판에 휩쓸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한다.
이대로 일본의 부부별성제 도입은 식어버리고 말 것인가. 우타다의 가사에는 이러한 대목도 있었다. ‘식어버리면 다시 데우면 돼. 불안 요소도 양념하기 나름이야.’
정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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